▲MBC가 6일 게재한 광고MBC는 6일 13개 일간지 1면 하단에 '문화방송 시청자께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광고를 게재했다.
MBC
상황은 간단치 않다. 무엇보다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의 버티기 전략이 보통이 아니다. 김 사장은 노조 파업 이후 본사에 얼굴도 비추지 않고 있다. 2월 1일 예정됐던 방송문화진흥회 새해 업무보고도 노조와의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전형적인 회피전략이다.
그동안의 처신에 비춰볼 때 MBC 사측이 뉴스 파행 등에 대해 그리 신경을 쓸 것 같지도 않다는 게 MBC 사람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뉴스 파행 사태를 계약직 뉴스PD나 구성작가 등 대체 인력으로 대응하려는 태도가 대표적이다. 뉴스의 '원칙'과 '내용'과는 무관하게 적당하게 '분량'만 채우면 된다고 보니까 가능한 발상이다. 기자와 보도책임자들이 정면 충돌한 근본 요인이기도 하다.
MBC 사측은 2월 6일 10개 주요 중앙일간지와 4개 경제지에 '문화방송 시청자들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광고는 파업의 불법성과 부당성을 강조했다. 노조가 "임원과 국장을 교체하라고 요구하다가 뜻이 받아들여 지지 않자 느닷없이 사장의 퇴진을 내걸고 파업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금이나 근로시간 등 근로조건과 관계없는 '불법파업'이라는 것이다. 광고는 지난해 '시청률 1위'와 '최대 경영실적'을 자랑하면서 '조직과 시스템을 점검해 파업사태의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노조의 끝장투쟁-종결파업에 사측도 대체 인력 투입을 준비하면서 여론전에 나선 꼴이다.
파업의 장기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KBS의 한 이사는 "MBC노조의 파업은 생각보다 어려운 조건에 있다"고 봤다. 정권 안에 책임있게 사태 수습에 나설 만한 시스템이 사실상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정권으로서는 이제 김재철 사장을 대체할 만한 사람을 찾기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와 김재철 사장의 접점 없는 대치가 꽤 오래갈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관건은 여론의 향배다. 사측은 2월 6일 낸 광고에서 "공영방송의 존재 이유는 시청자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방송하는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공영방송의 존재이유에 대한 여론의 판단과 동향이 사태의 흐름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파업이 시청자들과 국민의 공감을 얼마나 이끌어내느냐가 최대 쟁점이다.
MBC노조는 1월 30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MBC가 MB방송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을 석고대죄했다. 뒤늦은 반성문이라는 차가운 시선도 없지 않다. 그러나 뒤늦었을지언정 기자들과 노조가 분연히 맞서 일어선 데 대해서는 응원의 소리가 크다. 노조와 조합원들은 그 응원을 얼마나 증폭시킬 수 있을까? 총선에 온통 정신이 팔려 있는 정치권을 움직일 수 있을까? MBC 파업의 대상은 따지고 보면 김재철 사장이 아니라 시청자와 국민이다.
'끝장투쟁' 그 끝은... KBS와 YTN 노조가 MBC노조와 함께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 정권의 방송장악을 타파하기 위한 파업의 본 뜻을 제대로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힘이다. 이들 3개 방송사 노조는 7일 오전 11시 여의도 MBC 사옥 앞에서 '공정방송 복원과 낙하산 사장 퇴진 및 해고자 복직을 위한 공동투쟁위원회 발족식'을 갖고 공정방송 회복을 위한 공동투쟁을 선언했다.
KBS 새노조는 노조의 불신임으로 교체된 후임 보도본부장으로 역시 전임자 못지 않은 인물이 임명되자 그의 임명을 취소할 것과 함께 전임 노조 집행부 13인에 대한 징계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14일 대의원대회를 갖고 김인규 사장 퇴진 투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낙하산 사장 임명을 통한 이 정권의 방송 장악 시도에 가장 치열하게 저항했던 YTN노조는 해고자 복직을 거부하고 있는 배석규 사장의 연임 반대 투쟁을 진행중이다. 세 노조 모두 이 정권의 '아바타 사장'들의 퇴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 셈이다. 연초 편파‧왜곡‧누락 보도를 더이상 참지 못한 기자들의 제작거부로 시작된 MBC노조의 파업이 김재철 사장 퇴진을 위한 '끝장투쟁'에서 이 정권의 방송장악에 대한 방송계의 '연대 종결투쟁'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MBC <뉴스데스크>는 6일에도 뉴스 끝머리에 뉴스 파행을 사과하는 '문화방송 파업고지'를 어김없이 내보냈다. 그러나 정작 MBC 파업 소식을 제대로 다룬 기사는 한 꼭지도 보도하지 않았다. KBS와 SBS 등 다른 방송도 마찬가지다. 이날만 그런 것이 아니다. KBS, MBC, SBS 지상파 방송들은 기자들의 제작거부와 노조 파업으로 공중파인 MBC가 15분 짜리 '짝퉁뉴스'를 내보내고 있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는데도 이를 전혀 보도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뉴스데스크>의 '파업고지'가 이 심각한 사태를 전하는 '유일한 방송뉴스'인 셈이다. 이른바 'MB방송'의 실상을 이처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아마도 '파업고지' 대신 이들 세 방송 노조의 '투쟁소식'이 정상적인 기사로 보도될 때 비로소 MBC 파업 '끝장투쟁'의 '끝'이 보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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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일밤> 파행...이러고도 시청률1위 자랑 계약직 투입해 '반토막 뉴스' 정상화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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