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0일 '2012범야권.시민연대'가 후보단일화 공개모집 결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조정훈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대구의 야당과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범야권연대 후보단일화' 논의가 정당 간의 입장 차이로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고 있다.
대구지역 야당과 시민단체로 구성된 '2012 대구 범야권 시민연대'는 지난 2월 7일 체인지대구 사무실에서 열린 대표자회의에서 후보단일화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민주통합당 권오혁 대구시당위원장이 "무소속 후보는 단일화의 대상이 아니다"는 발언을 두고 진보정당들이 반발하고 나서 회의가 중단됐다.
민주통합당 "무소속 단일화 배제" 발언에 진보정당 강력 반발이날 회의에서 권오혁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진보신당 장태수 시당위원장은 회의 중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성명을 내고 "민주통합당은 범야권 시민연대를 파탄 내려는가?"고 비판했다.
장 위원장은 "진보·개혁적 무소속 후보도 야권연대에 참가할 수 있다는 기존의 결정을 뒤집는 것"이라며 "민주통합당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오만함에서 나온 말"이라고 비난했다.
통합진보당 대구시당도 민주통합당에 대해 "야권이 제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대구 정치현실에서 각 정당의 목표를 넘어선 더 큰 가치와 행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유했기 때문에 야권 단일후보를 내고자 노력해 왔다"며 "연대의 근본 취지조차 무시하는 독선적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권오혁 민주통합당 대구시당위원장은 "당의 공식 입장은 아니"라면서도 "당 내부에서도 후보가 불리할 경우에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갈 경우도 있는 만큼 무소속에 대해서도 원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야권 단일화는 정당 간의 단일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범야권시민연대는 후보를 모집하면서 정당 및 단체 소속 후보뿐만 아니라 진보 개혁적 활동 경력과 비전을 가진 무소속 후보도 포함하고 신청자를 대상으로 '보편적 가치'와 '공동정책' 수용, '공동선대위' 참가를 비롯한 3대 과제 동의서약서까지 받았다
이에 1차 후보 마감 결과 전체 17명이 신청했고 이 가운데는 이재용(중남구), 안경욱(북구 갑), 김현익(동구 을) 등 무소속 후보가 3명이 포함됐다. 이 중 김현익 후보는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민주통합당이 무소속 후보를 야권연대에 포함하지 않으려는 데에는 이재용 예비후보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환경부 장관을 지냈으나 민주통합당 전신인 열린우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전력이 있다.
또한 김부겸 최고위원이 지역구를 고민할 때 시민단체가 중남구에서 이재용 후보와의 경선을 통해 야권연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자는 제안에 대해 두 후보가 동의했었다. 그러나 김부겸 최고위원이 이재용 예비후보가 이길 때 민주통합당 후보로 나서야 한다고 제안하였고 이재용 후보가 이를 수락하지 않아 결렬되었다. 이 때문에 민주통합당 안에서는 "탈당한 사람과 야권 단일화를 논의하는 것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통합당의 이런 기류는 김동열 대구 KYC 대표가 입당해 중남구 출마를 선언할 때에도 나왔다. 당시 권오혁 위원장과 김동열 후보는 "야권 단일화는 정당 간의 단일화여야 한다"며 무소속을 배제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진보정당들은 민주통합당이 대구의 12개 전 지역구에 자기 당 후보를 내기 위한 꼼수라며 야권연대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권후보 단일화 '동상이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