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임종석 전 의원.
유성호
야권 연대 협상에서 민주당의 가장 큰 원칙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지역부터 후보 단일화 논의를 시작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예를 들어 17개 지역구 전체에서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간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경선을 합의한 경남 지역 같은 곳부터 단일화 협상에 매진하겠다는 것이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민주당 공심위가 경남과 울산 등 지역에서 자발적으로 연대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부터 공천 심사를 시작하기로 한 것은 야권연대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민주당의 태도는 권역별 당 지지율을 기준으로 공천 지분을 나누자는 통합진보당의 요구와는 배치된다. 특히 통합진보당은 13일부터 민주당이 공천 심사에 들어가는 만큼 민주당 총선 후보가 결정되기 전에 선거 연대의 윤곽이 잡혀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다.
심상정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3월 20일 경에는 야권의 최종 후보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이번 주 내에는 협상이 구체화돼야 한다"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물리적으로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했다. 심 대표는 "우리는 한 달째 문 밖에 서 있었다"며 민주당의 소극적 태도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하지만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의 제안에 고개를 젓고 있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민주당 후보 결정 전에 야권연대 협상을 끝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통합진보, 협상 방식·연대 방법에서도 입장차협상 방식과 관련한 양 당의 기싸움도 치열하다. 민주당은 이정희·심상정·유시민 3인의 공동대표 체제로 움직이는 통합진보당의 당내 의사결정 구조에 불신이 큰 상태다.
임종석 사무총장은 "통합진보당의 경우 당 대표가 한 사람씩 각 계파별로 협상대표단을 추천해 꾸리기로 했다는데 그렇게 해서 실질적 협상이 가능하겠느냐"며 "야권연대 협상을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게 통합진보당 내의 의사결정 구조"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도 "협상 테이블에서 이뤄진 합의가 지켜질 수 있는 의사 결정이 지금의 3인 공동대표 체제하에서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통합진보당의 진짜 속내가 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핵심 당직자는 "경남 지역에서는 경선을 통한 후보단일화에 합의해 놓고 중앙당에서는 권역별 지지율에 따른 공천 지분 배분을 이야기하는데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