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KEC전자가 해고노동자들에게 보낸 해고통지문자
조정훈
오석기(44)씨도 17년째 이곳에서 청춘을 바쳤다. 그 대가는 기본급 150만 원과 각종 수당을 더해 200여만 원이다. 여기에서 임금을 삭감하던지 아님 나가라고 한다. 해고문자를 받고는 부인과 두 자녀가 떠올라 눈물을 떨구었다.
박성실(31)씨는 5년째 근무중이지만 월급여는 최저임금 수준인 11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 금액에서 임금을 삭감하던지 나가던지 결정하라고 했다. 그러더니 근무점수가 최하라며 해고자 대상이 됐다. 이제까지 지각 한 번 한적 없지만 상사는 여러 핑계로 근무태도를 문제삼았다.
지난 24일자로 해고된 KEC전자 75명은 회사 밖에서 부당해고 철회를 외쳤다. 해고노동자 이미옥씨는 "지금 우리는 이렇게 쫒겨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회사는 알아야 합니다. 반드시 다시 돌아갈 것입니다"며 울부짖었다.
김성훈 금속노조 KEC지회 수석부지회장은 "회사는 타임오프를 빌미로 우리를 쫒아내더니 관리자들의 임금을 올리기 위해 또 한 번 75명을 쫒아냈다"며 "대다수가 여성이고 힘없는 생산직 노동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