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두언 "공포 분위기에서 먹통 공천 진행 중"

"특정 계파 외 접근 경로 없어" 정면 비판... 권영세 "계파적 시각에서 볼 필요 없다"

등록 2012.02.26 12:48수정 2012.02.26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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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 ⓒ 남소연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4월 총선 공천과정이 불통을 넘어 먹통으로 가고 있다"며 공직후보자추천위를 정면 비판했다.

정 의원은 1차 공천자 발표를 하루 앞둔 2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말 공포스런 분위기에서 공천이 진행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특히 지금의 공천과정은 특정계파 이외에 접근이 차단돼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새누리당은 총선 1차 공천자 발표를 앞두고 긴장감이 최대로 고조돼 있는 상황. 특히 일부 의원들이 공천탈락시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고, 영남권에서는 50%가 넘는 '물갈이'가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국 245개 지역구의 새누리당 후보의 경쟁력을 따지기 위한 여론조사도 지난 22일 부산·울산·경남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진행 중이다.

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4년 전 이맘때 여당은 공천파동을 겪으며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상대를 이기는 것보다 내 사람을 심어서 당을 장악하려고 하면서 당을 망치고 자기 자신마저 날아가게 만들었다"면서 포문을 열었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민에게 희망을 주려면 (공천과정도) 활력 있고 역동적으로 움직여도 시원찮은데 과거 한나라당 때처럼 눈치 보는 사람만 늘어나고 있다"며 "이렇게 되면 총선에서 이기든, 지든, 19대 국회 역시 자율성과 책임성이 없는 국회의원들로 채워질 공산이 크다"고 비판했다.

"공천위, 특정계파 외엔 접근할 수 있는 경로 없어"

무엇보다 정 의원은 공천위의 폐쇄적 구조를 문제삼았다.


정 의원은 "2008년 공천 당시에는 '친박계'인 강창희 전 의원이 참여해 균형과 배려를 이루고자 했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없다"며 "(공천이) 일방적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번 공천에서도 경쟁력에서 뒤지는데 특정 계파라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받는다면 감당하기 힘든 사태가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역대 어느 공천 때보다도 소통이 안 된다"며 "공천신청자들이 자신의 경쟁력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은 딱 1분밖에 안 된다, 지역구마다 복잡한 현실이 있는데 정치문외한인 공천위원들이 이런 사정을 몰라 엉뚱한 공천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계파는 공천위에 (이런 사정을 얘기할) 경로와 통로가 있는데 특정계파가 아닌 후보들은 그것이 없어서 난리다, 저한테 수도 없이 전화가 오고 있다"며 "(총선 전까지) 여의도를 떠나 지역에만 있으려고 했는데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의원은 공천위원 중 '위태위태한 사람'이 있다고 지목했다. 그는 "별의별 얘기가 다 있지만 '어느 지역은 내가 다 공천했다', '수도권은 누가 하고 있다', '비례대표 공천도 다 끝났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며 "그런 얘기들이 현실화되면 앞서 말한 대로 당을 망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이 마당에서 그만두라고 할 순 없지만 정말 위태위태하고 불안하다"며 "공천이 시작도 안 했는데 공천이 다 끝났다고 말하는 분, 내 말에 가장 반발을 심하게 하는 분이 그 분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또 "이명박 대통령도 2008년 공천이 최종 마무리됐을 때 깜짝 놀랐다, 그 분도 (친박계를 배제한) 공천결과에 경악한 것"이라며 "박 비대위원장도 이번 공천이 마무리됐을 때 그렇게 반응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권영세 "소원수리하듯 모든 후보자 개별적으로 만날 순 없어"

그러나 권영세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더 이상 계파적 시각에서 (공천과정을) 바라볼 필요가 없다"며 "지난 18대 공천은 소통과 관계없이 사전 기획이 너무 잘 돼 문제였지만 이번 공천은 그런 기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권 사무총장은 "소통 측면에서 어느 계파에 유·불리가 있다는 건 전혀 맞지 않는 시각"이라며 "계파별로 안배해 공천위를 구성하면 계파에 소속되지 않은 공천신청자들의 소통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면접시간이 짧은 것도 900명 가까운 인원을 심사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오히려 공천과정에서 소통이 제한적인 게 맞다고 본다, 공천위원이 후보자들을 모두 만나 소원 수리하듯이 개별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정 의원이 지목한 '위태위태한 인물'의 존재에 대해선 "공천위원 한 명이 공천과정을 좌지우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외부인사가 7명이나 되는 상황에서 당내 인사 누구도 공천을 좌지우지할 수 없고 각자의 의견을 취합해 의결하는 구조"라고 부인했다. 

"공천위원 중 일부가 그런 개별행동을 한다는 문제제기 아닌가"라는 질문에는 "나도 계파에 관계없이 그런 요청을 받는데 대부분 서류로 제출해달라고 요청한다"며 "지적한대로 오해가 있을 수 있고 투서, 언론보도, 서류 등을 통해 검증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새누리당 공천위는 오는 27일 비대위 전체회의를 마친 단수지역 31곳 중 20개 안팎의 지역들과 전략지역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권 사무총장은 "첫번째 공천 발표이라 비대위 일부에서 먼저 봤으면 한다는 요구가 있었다"며 "이번만 비대위 의결을 거친 후 발표하고 다음부터는 공천위에서 결정되는 대로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충청후보 배제 요구를 한) 자유선진당과 선거공조 및 합당 얘기가 이렇게 저렇게 나왔는데 시기적으로 선거가 50일도 남지 않았다, 아쉬움이 있지만 각자 열심히 뛰어야 하는 상황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총선 1차 공천자 발표 때 충청지역 후보가 포함됐을 가능성도 시사했다.  
#새누리당 #4.11총선 #정두언 #공천 #권영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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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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