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나라당 비대위원
남소연
이재오·윤진식 의원 등에 대한 공천에 반발해 사퇴의사를 밝힌 김종인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29일 "그동안 내가 말해서 관철된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종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위원은 "새누리당 정강정책을 (경제민주화, 복지 등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바꾼 건 사회상황과 시대적 흐름을 박근혜 위원장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 내가 무슨 영향력을 행사해서 그렇게 된 게 아니"라며 이렇게 밝혔다.
자신의 사퇴의사 표명이 정강에서 '보수' 표현 삭제문제, MB정권 핵심실세 용퇴론, MB탈당 문제에 대한 '친박'(박근혜계)을 포함한 당내 반발 등 비대위 활동과정에서 누적돼 온 불만 때문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번 주 내로 거취를 정리하겠다"고 밝혔던 김 위원은 "(비대위 활동을) 그만한다고 선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방법이 그것밖에 더 있겠느냐"며 사퇴의사를 거듭 밝혔다.
"김 위원의 사퇴는 비대위의 실패로 인식될 수 있다"는 질문에 그는 "나 하나 빠졌다고 무슨 실패냐"면서 "현실적으로 비대위는 (총선) 선거대책위원회 추인 외에는 중요하게 할 일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날 "경제 민주화를 관철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박근혜 위원장이 이 점을 얼마나 이번 공천에 반영하려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던 그는 그 이유에 대해 "공천된 사람들을 보면 짐작할 수 있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인 윤진식 의원 등을 겨냥한 말로 풀이된다.
그는 비대위 논의중에 공천위(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공천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해 "박근혜 위원장에게도 사전에 얘기를 안 하고 임의로 그렇게 하지 않을 것 아니냐, 박 위원장의 태도가 모호하다"고 정면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날도 "사전에 공천안이 박 위원장에게 보고돼 양해됐다고 한다"는 질문에 "그런데 왜 (비대위에서) 표결을 시킨 건가, 그래서 납득이 안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위원은 "여러 대선 후보 중에 박근혜 위원장이 가장 준비돼 있기 때문에 그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없고, 이후에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울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약간 내 생각과 차이 날 수 있지만 큰 방향에서 박 위원장과 크게 의견이 충돌할 것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MB정부와의 차별화' 문제를 놓고 갈등을 벌이고는 했지만, 대선 후보로서 박 위원장을 근본적으로 의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생각으로 보인다.
그가 박 위원장에게 전화로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이번 주에는 박 위원장과 통화자체를 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박근혜 "공천위 결정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어"
한편, 이날 충북을 방문한 박근혜 위원장은 청주대학교에서 학생들과의 간담회 뒤 이번 공천갈등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에게 "공천위 결정사항이라 자의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김 위원의 사퇴의사표명에 대해서는 "정책을 만들어도 실천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그것은 중요한 말씀이고 공감한다"며 "그런 방향으로 후보를 추천해서 잘 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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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내가 말해서 관철된 게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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