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쿱 생협 매장 내부.
구슬이
어떤 생협에서 뭘 파나 '우리 땅에서 나는 무공해 농수산물로 가족의 건강과 행복을 지키자'는 취지로 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결성한 생협은 현재 50여 곳에 이른다. 그 중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고 인터넷을 통한 배달주문도 받는 대표적 생협은 '한살림', '아이쿱(iCOOP)자연드림', '두레생명연합회' 등 세 곳이다.
국내 최대 규모인 한살림은 지난 86년 강원도 원주지역 농민들이 힘을 합쳐 서울에 직판매장을 연 후 꾸준히 성장, 현재 전국에 13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조합원 수는 29만7000여명이다. 상품의 다양성으로 승부하는 아이쿱은 97년 경인지역 생협으로 출발해 현재 전국에 110개 매장이 있고 조합원은 15만6000여명이다.
지난 96년 6개 지역 생협이 합쳐 탄생한 두레는 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연계가 특히 탄탄한 곳으로 평가된다. 이밖에도 각 지역을 기반으로 한 소규모 생협들이 있다. 생협에서는 유기농 채소와 과일, 육류 등 농수산물을 기본적으로 팔지만 만두, 과자 등 가공식품과 황토침구류, 칫솔 등 다양한 공산품도 판매하고 있다.
조합원이 되는 절차는 생협에서는 기본적으로 조합원만을 대상으로 물품을 판매하며 매장에 따라 예외적으로 일반 소비자에게도 판매를 하는 경우 할증된 가격을 적용한다. 조합원이 되려면 가입비, 출자금, 조합비, 자동증자금 등 여러 이름의 비용을 내야 한다. 먼저 생협에 따라 조합원으로 최초 등록할 때 가입비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한 살림이 3000원을 받는다. 이 돈은 조합을 탈퇴할 때 돌려주지 않는다. 두레나 아이쿱은 가입비가 없다.
출자금은 주식처럼 생협의 지분을 사는 것인데, 한살림 등 3대 생협이 대략 1인당 2만원에서 3만원 정도를 받아 조직운영과 투자 등에 쓴다. 이 돈은 조합원이 탈퇴할 때 전액 돌려준다. 조합비는 출자금과 달리 매달 빠져나가 소멸되는 돈인데, 아이쿱에만 있다. 아이쿱에서 매달 조합비를 내는 회원은 출자금만 낸 조합원에 비해 물품을 약 20% 할인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일주일에 6만원 이상 장을 보는 경우 조합비를 내고 할인가를 적용받는 게 경제적이지만 장보기 규모가 작은 독신이나 핵가족은 비경제적일 수 있다.
자동증자금은 물품을 살 때마다, 혹은 일주일에 한 번씩 구매 금액에 자동으로 포함되는데, 아이쿱에서는 구매 금액이 5000원 이상 2만원 미만일 경우 300원, 2만원 이상 4만원 미만은 500원, 4만원 이상은 700원을 자동증자금 명목으로 부과한다. 두레는 얼마 어치를 사든 1주일에 한 번씩 매장별로 500원에서 1000원 정도를 자동 부과한다. 이 돈은 차근차근 적립해 나중에 조합원이 탈퇴할 경우 현금으로 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