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한미FTA 발효 저지'를 위한 집회에서 참석한 시민들이 각자 준비해온 피켓을 들고 참여하고 있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민주통합당의 통합과정에서 한 축을 담당했던 '백만송이 국민의 명령' 회원들은 집회 발언대에 올라 "소극적인 야권연대와 통합의 분노한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모당(민주통합당)은 국민참여 경선을 통해 국민이 공천권을 행사하고 후보를 결정하겠다던 약속은 계파간 야합과 '지분 나누기식 공천'으로 파기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모당(통합진보당) 또한 야권연대를 버리고 자당의 후보들을 전부 내세우겠다는 태도로 시민들의 냉소와 외면을 불러오고 있지 않은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관위의 사전 경고로 특정정당명을 밝히지 못하게 된 이들이 애써 에둘러 표현했지만 화살은 야권통합의 양 당사자를 정조준하고 있었다.
'국민의 명령' 회원들은 "연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논의를 즉각 재개하고, 이게 힘들면 시민사회의 중재안을 조건 없이 수용하라"며 "그렇지 않을 시 문성근 국민의 명령 전 대표를 포함한 모든 시민사회진영 후보들의 즉각 사퇴를 촉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지부진한 야권연대를 답답해하며 손피켓을 만들어 나온 시민들도 있었다. 구속된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의 팬클럽인 '정봉주와 미래 권력들'의 한 회원은 '야권연대 포기한 민주당은 각성하라, 80만 선거인단 우롱한 한명숙은 물러나라'고 적힌 손피켓을 들고 있다 선관위 직원과 논쟁을 벌였다.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거론하면 안 된다는게 선관위의 지적이었다.
이 회원은 "충분히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가진 정당이 공존할 수 있어야 한다"며 "민주당과 진보당은 새누리당과 다르게 각자가 추구하는 사상이 들어나는 정당이다, 자신들의 정권 창출에만 욕심을 부릴 게 아니라 역사적 책임감을 가지고 통합의 큰 그림을 그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동영 민주당 의원은 이러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계속되자 무대에 올라 "야권연대의 열망을 배신하는 야당들의 모습에 너무나 송구하다"며 "하지만 아직 연대가 깨진 것이 아니고 대표들의 회담이 예정돼 있고 국민들의 압박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에 야당들은 반드시 연대에 성공해 전국에서 새누리당과 1:1로 맞서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987년 분열로 망한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