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숙 제공
- <오마이뉴스>에 기사를 쓰게 된 계기가 있나요? 특히 첫 기사 제목이 '생나무 기사에는 풋풋한 향기가 있다'던데 특별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2004년 당시, 컴퓨터에 재미가 들어 이곳저곳 다니다가 <오마이뉴스>를 보게 됐어요. 워낙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라 소설도 많이 읽었는데, 여기서 생나무 기사를 읽게 됐죠. 참! 재미있더라고…. 주로 사는이야기 기사를 자주 본 것 같고. 그러다가 생나무 기사를 보기도 하고, 생나무 기사를 보다가 보니까 좋은 게 많더라고. 괜히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 그 안타까운 마음에서 첫 기사를 쓰게 됐어요."
- 2004년에 처음 컴퓨터를 배우게 되신 건가요? 그 당시도 컴퓨터 하기 젊은 나이가 아니였을 텐데... 어떻게 배우게 되셨나요? "91년인가? '영걸 전'이라는 삼국지 게임이 있었지. 아들이 그 게임을 하는 걸 보니 재밌겠더라고. 아들에게 가르쳐달라고 해서 컴퓨터를 하게 됐죠. 그때는 '도스' 때라 지금보다 배우기 더 어려웠지만, 게임이 워낙 재미있어서 익히게 됐어요. 호호호"
- 지금, 하고 있으신 일이 있나요?"그냥 주부지. 옛날에는 성당에서 봉사도 하고, 여러 모임에도 다녔죠. 호스피스 교육도 받고…. 하지만 요즘은 노인들이 봉사 활동하면 젊은 사람들이 부담된다고 해서 집에 있어요."
- 기사 한 편 쓰는데 얼마나 걸리나요?"내가 겪은 이야기를 그대로 써 내려가기 때문에 얼마 안 걸려요. 남들이 읽을 때는 재미없겠지만 말이야. 특별히 얼마나 걸리는지 잘 모르겠어요. 기사를 쓰다가 부엌에서 일이 생기면 가 보기도 하고, 해결되면 다시 쓰기도 하니까."
- 아이디가 'puruneo(푸르네오)'던데, 특별한 뜻이 있나요?"별다른 뜻은 없어요. 항상 젊고 푸르게 살고 싶은 마음으로 지은 거지. 내가 지었어. 아이디처럼 기사에서도 노인 티 안 내고 쓰려고 노력하고 있죠. 그래봤자 할머니 세계 이야기겠지만 말야. 지난번에 올린 명품 가방 기사도 며느리에게 양보한 내 친구 이야기를 썼죠. 그냥 어머니의 마음을 며느리가 알았으면 하는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쓴 거죠."
- 앞으로 쓰고 싶은 기사가 있나요?"요즘은 나이 70~80세가 되도 모두 다 유식해요. 홈페이지도 들어가 보고 좋은 사이트도 공유하고. 앞으로는 할머니들 이야기를 더 쓰려고 해요. 워낙 사는이야기 듣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까. 주변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사연이 참 많아요. 가까운 지인들은 내가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는 걸 다 알아서 좀 더 자세한 것을 물어보면 경계하기도 하고. 친한 친구라도 광고하며 활동하긴 어렵죠."
- <오마이뉴스>에서 무슨 기사를 보세요? 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주로 사는이야기를 보는 편이죠. 몰랐던 것도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게 되고. 특별히 바라는 점은 없어요. 그냥 내 이야기, 주변 이야기를 올리는 것 자체가 좋고, 내 글을 싣는 것에 대해 무척 고맙게 생각해요."
전화 인터뷰 내내 할머니가 무슨 기사가 되느냐며, 인터뷰는 무슨 인터뷰냐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녀에게서 젊고 당당한 시민기자의 면모를 볼 수 있었다. 김관숙 기자는 슬하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마흔 넘은 자식들이 아직 시집·장가를 못 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니 앞으로 더 많은 기사가 나올 것 같아 내심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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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세 할머니지만...티 안 내고 쓰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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