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이 9일 오전 국민생각 입당을 선언한 뒤 박세일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남소연
전여옥, 허천, 이윤성 등 현역의원들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는 등 새누리당 공천에 대한 친이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지만, 19대 총선 결과를 결정짓는 큰 변수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8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복공천은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인 이재오 의원(전 특임장관)은 예상보다 일찍 전면에 나섰다. 당초 부산을 포함한 영남권 공천결과가 '보복공천'이라는 판단이 서면 이 의원이 나설 것으로 관측됐지만, 지난 6일 트위터에 '탈락자에겐 공천 자료를 공개해야 한다'고 언급한 뒤 이틀 만에 직접 기자회견을 하고 나선 것.
당초 7일쯤으로 예정했던 영남권 공천결과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기자회견에 나선 것은 공천위원회에 '남은 공천지역에서라도 친이계가 불이익을 받지 않게 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 의원 주변 친이계 탈락자들로부터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두고만 볼 거냐'는 주문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이 전면에 나서면서 그동안 개별적으로 공천 탈락의 부당성을 호소하던 친이계 탈락자들의 구심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 조직적으로 움직일 기미는 없고, 이 의원의 기자회견 내용도 '경고' 수준에 그쳤다. 이 장관은 "나는 당을 사랑한다"고 말해 아직은 공천 반납이나 탈당 등의 행동을 할 의사가 없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 의원의 한 측근은 "오늘 기자회견 수준은 '경고'"라며 "지금 공천하는 걸 제대로 하고, 낙천자들이 의혹을 갖지 않게 자료를 공개하고, 투명한 공천을 해달라는 요구까지만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당내 대선주자 가능성이 있는 유력인사들도 이번 공천을 비판하면서 친이계 전체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당이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천을 해야 하는데 왜 자르는지 설명도 없었다"면서 "명분도 원칙도 없는 공천"이라고 혹평했다. 정몽준 의원은 7일 트위터에 "친이계에는 엄격하고 친박계에는 관대한 공천. 그러면서도 계파를 고려하지 않았다니 그야말로 어처구니없군요"라고 썼다.
'탈당 뒤 무소속 출마' 움직임도 시작됐다. 김영삼 전 대통령 아들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과 이방호 전 의원에 이어 강원도 춘천의 허천 의원과 인천 남동갑의 4선 이윤성 의원도 8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부산지역 공천 발표도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탈박근혜' 김무성 의원은 공천 탈락에 대비한 대응방안을 만들고 있다.
또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도 9일 탈당을 선언하고 '국민생각'에 입당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 공천에 대해 "보수 학살극이었다"고 성토했다.
친박 무소속 연대의 돌풍 재연? MB 바라보고 표를 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