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제주해군기지에 중국선박도 기항할 수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 7일 연평도 해병대 부대를 방문하여 군사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는 김관진 장관.
국방부
<조선일보>는 16일 "김관진 국방장관이 '제주 해군기지가 완공되면 중국 선박도 기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김 장관이 15일 열린 '제주 민군(民軍)복합형 관광미항 건설'을 주제로 한 언론 간담회에서 "제주 해군기지에는 어느 나라의 선박도 기항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또 "제주 해군기지가 미군기지로 활용된다고 하던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미 간에 협약이 있어야 한다, 한미 주둔군지위협정(SOFA)도 관련돼 있는데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합의된 것이 전혀 없다"고 말한 김 장관 발언도 소개했다. <조선일보>는 "김 장관의 이날 발언은 '제주해군기지를 미군이 사용하게 돼 중국과의 긴장을 유발할 것'이라는 좌파세력의 주장에 대해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반박한 것"이라는 해석을 곁들였다.
김 장관의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황당하다"는 논평이 쏟아지고 있다. 군사전문가인 A씨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해군기지를 다른 나라 선박 기항지로 내주는 나라가 세계 어디에 있나"며 "김 장관의 발언은 한마디로 황당한 코미디 수준"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김 장관이 미군이 한국기지를 이용하려면 '한미 간에 협약이 있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국방장관으로서 자격을 의심케 하는 발언"이라며 "미군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거해 자신들이 원할 때 언제나, 어떤 기지든 별도의 협약 없이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김 장관이 여론의 반대가 높은 제주해군기지 문제를 밀어붙이기 위해 '노셔날 인텔리전시(notional intelligence, 적을 기만하기 위해 조작된 정보를 흘리거나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허위정보를 유포하는 작전행위를 뜻하는 군사용어)를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 강정마을회는 "제주해군기지가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군 기항지로 이용될 확률이 높다는 우려가 막연한 기우가 아니라는 것을 국방장관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며 "그렇지 않다면 제나라 해군기지에 중국 선박도 기항할 수 있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나, 제주해군기지가 놀이터냐"고 꼬집었다.
국무총리실장, 국방부 차관, 행안부 차관보 등... 해군 격려 방문 줄이어 한편, 김 장관의 발언이 보도된 16일엔 임종룡 국무총리실장을 비롯해 이용걸 국방부 차관, 이경옥 행안부 차관보, 황기철 해군참모차장 등이 대거 제주를 방문했다. 이들의 방문목적은 해군기지 건설 공사를 강행하는 해군을 격려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제주도 안팎에선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6일 민주통합당 강창일·김우남·김재윤 의원은 공동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일방적인 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으로 상처 입은 제주도민의 마음을 위로하러 오는 줄 알았더니 경찰과 해군의 사기진작을 위해 온다고 하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노릇"이라며 "공사강행을 위한 방문은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고 경고했다.
민주통합당 제주도당도 별도의 성명을 내고 "제주도청, 서귀포경찰서, 해군방어사령부, 해군기지사업단 등 방문 일정만 봐도 그들의 방문목적이 드러난다"며 "이는 정부가 제주해군기지 강행을 위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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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선박도 기항? 제주해군기지가 놀이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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