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교육지원청이 각 학교에 보낸 공문
고종우
- 부안 군민들은 이 사태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지요? "잘 압니다만, (농어촌정책) 심의위원회 구성된 것도 군에서 보조금 받는 사람들로 전부 채워져 있어요. 각 사회단체, 이장 협의회 이장님들 다 군에서 보조금 받습니다. 솔직히 그런 사람들이 형평성 있게 하고 싶어도 그렇게 안 되죠.
3개월 정도 촛불집회 했었는데, 학생들도 나왔죠. 군청에서 협조요청을 하는 바람에 교육지원청에서는 각 학교마다 '학생들이 버스폐업 사태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지도'하라는 공문을 보냈어요. 사실상 촛불집회에 못 나오게 하라는 뜻이죠."
- 집회는 신고 및 허가 받고 하는 것 아닌가요? "그렇죠. 다 신고하고 허가 받았죠. 근데 행정조직에 맞선다는 게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아니라요, 병아리 눈물로 바위 치기더라고요."
- 군민들은 교통 불편한 거 못 느끼시나요? "그게 또 하나의 꼼순데요.(웃음) 폐업 초기에 우리 회사 버스 23대가 한꺼번에 섰잖아요. 그래서 군청에서 그 다음 다음날 임시 버스 8대를 투입합니다. 근데 며칠 안 가서 6대를 빼버려요. 처음에 8대 돌면 그나마 낫죠. 근데 8대 운행해도 산간벽지에 계신 노인 분들은 버스 타러 굉장히 걸어 오셔야 해요.
학생들도 시간 맞춰서 차를 타야 하는데 큰 도로까지 나와야 하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시간도 굉장히 소요되죠. 학생들로서는 차 한 번 놓치면 지각이 뻔합니다. 다음 차가 언제 올지 모르니까요. 그런 건 굉장히 불편해 하셨죠. 근데 거기서 임시버스마저 2대로 줄이니까 환장하시죠. 한 2개월 동안 그렇게 유지하다가 그 후에 임시버스 10대를 투입했죠."
- 조삼모사인건가요? "맞습니다. 그거에요.(웃음) 처음에 두 대가 도는 것보다 여덞 대가 더 와서 열 대가 돌아주면 아무래도 낫죠. 그러니까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낫다'고 말하는 사람을 인터뷰해서 언론에 뿌리고 이러니, 군민은 다 끝난 줄 아십니다.
근데 거리집회하고 촛불집회 하면 '왜 그래요? 방송이랑 다르네요?' 이래요. 이렇게 외면을 당하고, 언론은 호도를 하고, 어려운 싸움이더라고요. 군민들도 우리 일을 알지만, 군청 때문에 감히 나오질 못합니다. 이게 뭔가 이슈가 돼야 하는데 우리가 역할도 미미하고, 한계가 느껴지죠."
"문재인 만나러 부산까지...오죽하면 그랬겠나" - 민주통합당 쪽이랑 접촉을 시도하는 것 같던데요? "전라도는 민주통합당이 깃발만 꽂으면 다 되거든요. 사람들이 한나라당(새누리당) 욕하지만, 더 해요. 한마디로 민주통합당 내에 있는 한나라당이죠. 자기네들 실익만 따지고,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신경도 안 씁니다. 저희가 문재인 상임고문님 찾아간 뒤로 부안 국회의원이 저희들 두 번 찾아오긴 했습니다. 아마 여파 때문에 억지로 온 거 같아요."
- 부안군청이 막무가내라 부산에 계시는 문재인 상임고문을 찾아간 건가요? "그렇죠. 오죽하면 거길 갔겠습니까. 여기서는 안 된다는 답이 나오니까요."
- 문재인 상임고문은 잘해주던가요? "그럼요. 여기서 우리는 '투명인간'입니다. 저희들의 말과 행동은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아요. 그런데 거기서는 사람대접 받았습니다. 문재인 고문은 일정이 바쁜데도 선거캠프에서 전화를 드리니까 금방 오셨더라고요.
솔직히 믿지는 않지만, 자기 할 일 바쁜데도 왔더라고요. 그게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 다음 날도 우리가 출입구 왼쪽 바닥에 앉아 있었는데, 들어오시더니 다른 분들 다 제치고 우리들한테 '사람들 좀 만나고 조금 있다 오겠다'고 그랬어요. 솔직히 그냥 가실 줄 알았죠. 근데 오셨어요."
- 트위터 보면 문재인 상임고문은 적극적으로 도우려고 하신 것 같던데요? "예. 저희한테 '신규사업자 선정 과정을 공개해서 문제가 있다면 철회를 하고 노동자가 면허를 받을 수 있게 하는 게 첫 번째고 그게 여의치 않으면 차선으로 신규사업자가 우리를 고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거죠?'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그러면서 '한번 노력해 볼 테니까 믿고 기다려 보십시오. 내가 내 이름 석 자를 걸고 요청하고 실시간으로 알려 드리겠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더라고요. 얘기도 잘 들으시고 스스로 약속까지 해주시는 모습이 너무 고마웠습니다. '사람대접을 먼 타지에서 받는구나' 그런 생각이 절실히 들더라고요."
"나를 죽이려고 올려 보냈겠나... 살기 위한 몸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