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황사에는 외발 오리, 비실비실 사슴이 숨어있다

해남 미황사 템플스테이 등 일년 열두 달 산사체험 프로그램 다양

등록 2012.03.27 16:51수정 2012.03.2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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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황사. 전각을 단청하지 않거나 소소한 단청만을 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절집이다.
미황사. 전각을 단청하지 않거나 소소한 단청만을 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절집이다.이돈삼

소박하면서도 자연스런 아름다움이 묻어나는 절이다.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면서 숨은그림찾기 놀이까지 하며 여행과 놀이를 동시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곳, 지난 24일(토) 전라남도 해남에 있는 미황사에 다녀왔다.

달마산 자락에 있는 미황사에는 숨어있는 그림이 많다. 대웅보전 주춧돌과 부도에 거북이, 꽃게, 오리, 물고기 등 갖가지 동물문양이 새겨져 있다. 모두 앙증맞고 해학적인 모습이다.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난다. 옛 사람의 여유도 묻어난다. 미황사는 신라 경덕왕 때(749년) 세워졌다. 여기에 새겨진 동물문양도 절과 함께 1000년이 넘는 세월을 이어왔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북 문양 석조물. 미황사 대웅보전 주춧돌에 새겨져 있다.
거북 문양 석조물. 미황사 대웅보전 주춧돌에 새겨져 있다.이돈삼

 오리 문양 석조물. 한쪽 다리로만 서 있다. 미황사 부도전에서 만난다.
오리 문양 석조물. 한쪽 다리로만 서 있다. 미황사 부도전에서 만난다.이돈삼

동물문양 조각들의 위치는 얼핏 보면 알아보기 어렵다.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곳에 자리하고 있다. 문양들은 보일 듯 말 듯한 곳에, 마치 숨바꼭질이라도 하는양 숨어 있다. 유심히 살펴야 보이는 곳에 새겨져 있다. 석조물은 대웅보전의 주춧돌에서 만날 수 있다. 게와 거북이 같은 바다생물이 여기에 새겨져 있다. 파도문양도 볼 수 있다. 따로 색칠해 놓지 않아 구별이 쉽지만은 않다. 관심 가져야 볼 수 있다. 동물문양 석조물은 부도밭에 더 많다. 절구를 찧고 있는 토끼, 한쪽 다리로 선 오리도 있다. 비실비실해 보이는 사슴과 왕방울 눈에 매부리코를 한 귀신상도 있다. 다분히 해학적이다.

 물고기 문양 석조물. 보일 듯 말 듯 꼭꼭 숨어 있다. 미황사 부도전에서 만난다.
물고기 문양 석조물. 보일 듯 말 듯 꼭꼭 숨어 있다. 미황사 부도전에서 만난다.이돈삼

 미황사 부도전. 여기저기 동물 문양 석조물이 숨어있는 곳이다.
미황사 부도전. 여기저기 동물 문양 석조물이 숨어있는 곳이다.이돈삼

그래서 재미를 더한다. 예상을 뒤엎는 곳에서 만나는 해학과 재치가 정겹다. 세련미도 찾아볼 수 없다. 남도의 민초들을 닮았다고 얘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시 석조물을 새겼던 장인들도 이렇게 해놓고 흡족한 웃음을 짓지 않았을까.

"미황사 창건 당시는 불교미술이 꽃피우던 시기였어요.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등 오늘날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는 불교유산들이 만들어진 것도 이때거든요. 일반적으로 사회의 안정기에 아름다운 예술품을 꽃피우는데, 이 동물문양도 그때 조각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어요."

미황사에서 만난 한 스님의 얘기다. 소박해서 멋스러운 미황사가 더 매력적으로 다가서는 이유다.

 미황사 대웅보전. 따로 단청하지 않은 매력적인 전각이다.
미황사 대웅보전. 따로 단청하지 않은 매력적인 전각이다.이돈삼

 달마산과 미황사. 절집의 돌담과 산봉우리가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
달마산과 미황사. 절집의 돌담과 산봉우리가 어우러져 멋을 더한다.이돈삼

미황사는 오래 전부터 전각의 소소한 단청으로 뭇사람들의 마음을 붙잡았다. 보물(제947호)로 지정돼 있는 대웅보전은 단청이 모두 벗겨져 소박하고 자연스런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고색창연한 멋이 이런 것이구나 싶다. 해질 무렵 풍광도 멋스럽다. 절 뒤로 펼쳐진 암봉이 지는 햇살에 붉게 물들면 황금빛을 발한다. 달마산 준봉과 어우러진 절이 달빛 아래에서 고요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새벽녘도 황홀하다.


미황사는 템플스테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다른 절과 달리 1년 열두 달 산사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기간도 하룻밤 묵는 것에서부터 장기 체험까지 다양하다.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미황사를 품고 있는 달마산은 산행코스로도 인기다. 절에서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룬 등산로를 따라 정상까지 오르는데,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능선은 공룡의 등줄기처럼 울퉁불퉁한 바위봉우리로 연결된다. 거대한 수석 전시장 같다. 산 능선에 서서 내려다보는 절과 다도해 풍광도 장관이다. 이래저래 매력적인 미황사다.

 미황사 전경. 울퉁불퉁한 바위봉우리로 연결되는 달마산이 품고 있는 절집이다.
미황사 전경. 울퉁불퉁한 바위봉우리로 연결되는 달마산이 품고 있는 절집이다.이돈삼

 미황사 풍경. 고요한 아름다움이 있는 매력적인 절집이다.
미황사 풍경. 고요한 아름다움이 있는 매력적인 절집이다.이돈삼

덧붙이는 글 | ☞ 미황사는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달마산 자락에 있다. 해남읍에서 13번 국도 타고 완도 방면으로 가다 구산삼거리에서 우회전, 현산농협을 지나 미황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지난 3월 24일(토)에 다녀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 미황사는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서정리 달마산 자락에 있다. 해남읍에서 13번 국도 타고 완도 방면으로 가다 구산삼거리에서 우회전, 현산농협을 지나 미황사 이정표를 따라가면 된다.

지난 3월 24일(토)에 다녀왔습니다.
#미황사 #석조물 #달마산 #단청 #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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