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안 가득 메운 LP판
박영미
LP판을 다루는 그의 손놀림이 능숙하다. 30년 넘은 LP판임에도 끊김없이 고운 소리를 낸다. CD 음질과는 다른 소리의 깊이감이 더해지는 듯 하다. LP가 돌아가면서 지직대는 잡음도 음악과 섞이니 그 자체로 멋스럽다. 노랫말도 어찌나 서정적인지, 빠른 비트의 대중음악에 길들여진 젊은세대의 감성까지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소이영씨는 그 옛날, 카페 DJ가 된 것 처럼 LP판을 턴테이블(LP 플레이어)에 올리며, 지난날을 회상했다.
그가 LP판을 모으기 시작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그 시절, 야외 전축을 샀을 정도로 음악애호가였던 아버지 덕분에 음악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가수 남인수(1918~1962) 선생과 배호(1942~1971) 선생을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모창가수가 아닌 원곡을 듣고 싶어 LP판 수집에 나섰다. 그때가 그의 나이 17세. 한 장, 두 장 취미삼아 모으던 음반은 현재 6천여 장에 이르렀다.
많은 음반 중에서도 그는 유독, 군산항과 관련된 음악에 관심이 많다. 지금까지 살아왔고, 앞으로도 살아갈 곳이라 그런지 애착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가 수집한 음반목록을 보면 1960년대 군산항을 소재로 나온 노래가 7곡이나 된다. 익히 아는 가수 이미자 선생도 군산항 관련 노래를 두 곡이나 불렀다.
이밖에도 <잘 있거라 군산항>(안다성·1963) <헤어진 군산항>(박제연·1965) <내 고향 군산항>(정애란·1974) <군산항 부르스>(최하우·1984) 등 낙후된 군산항의 모습을 회상하고, 그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노래들이 가득했다.
그가 수집한 건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