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새누리" 무소속, 전재희 흔드나

[총선 격전지-광명을] 야권단일후보 이언주 선전 관심...이효선 전 광명시장 변수

등록 2012.04.02 09:30수정 2012.04.02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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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명을 선거구 포스터
광명을 선거구 포스터유혜준

여성후보와 여성후보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는데 그 사이를 비집고 무소속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경기 광명을 선거구다. 이곳은 새누리당의 전재희(63세) 후보가 내리 세 번 당선된 지역으로 여전히 전재희 후보의 영향력이 막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선과 민선 시장을 거쳐 국회의원으로 세 번 당선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역임한 경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명을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선거판이 흔들리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 '전략공천'한 이언주(40세) 후보 때문이다. 올해 갓 마흔인 이언주 후보는 '젊은 광명 프로젝트'를 선거구호로 내세워 젊은 층의 높은 지지를 이끌어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30~40대의 지지율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민주통합당 관계자의 주장이다.

광명을에는 두 후보 외에도 이효선(57세) 전 광명시장이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뼛속까지 새누리당 성향이라고 주장하는 이효선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꼭 당선될 자신이 있다"면서도 "만일 내가 아닌 다른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면 젊고 새로운 이언주 후보가 당선되는 게 낫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새누리당 전재희 후보]

 전재희 후보
전재희 후보유혜준

3월 29일, 본격적인 선거가 시작되자 유세차량을 타고 광명을 선거구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는 전재희 후보는 자신의 강점을 "정직하고 솔직하다"고 표현했다.

"저를 오래 지켜본 사람들은 일관성이 있고 흐트러짐이 없기 때문에 네거티브(선거전략)를 해도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저는 옳다고 생각하면 어떤 반대가 있어도 이뤄내는 추진력이 있다."

이번이 4번째 도전인데 어떤 생각으로 출마를 했느냐는 물음에 전 후보는 "항상 미래를 내다보면서 광명을 위해 일해 왔다"며 "다시 한 번 새로운 광명의 10년을 위해서 필요한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일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전재희 후보
전재희 후보유혜준

전 후보는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보건복지부 장관 때부터 주력했던 저출산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아이 낳아서 키우기 좋은 세상,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어르신들을 보다 더 잘 모실 수 있는 정책들을 실행하겠다"고 주장했다.

지역을 누비는 전재희 후보는 지역민들로부터 따뜻한 환대를 받았다. 특히 전 후보는 경로당에서 만난 노인들로부터 "꼭 당선돼라"는 덕담을 많이 들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후보가 젊어서 대비가 많이 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 후보는 "유권자들은 일을 잘할 후보를 뽑는 것이지 자연적인 나이를 보고 뽑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연적인 나이를 강점으로 삼으려는 건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 후보는 광명을 위해 한 게 없다는 다른 후보들의 지적에 대해 "네거티브를 하기 위해 하는 말"이라며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 누구보다 광명시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 후보는 "광명과 함께 발전하면서 커왔다"며 광명에 대한 깊은 애정을 숨김 없이 드러냈다.

"저는 영원한 광명시장이고 영원한 광명의 국회의원이다. 언제까지나 국회의원을 하겠다는 건 아니고 제가 어디에 있든 그것을 잊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의미다. 영원히 이 도시의 발전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선거운동을 하는 게 가장 힘들지만 그건 다른 후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전 후보는 활짝 웃었다.

[민주통합당 이언주 후보]

 이언주 후보
이언주 후보유혜준

29일, 철산역 앞 선거출정식에 나선 이언주 후보의 목소리는 변해 있었다. 지난 2월 말에 민주통합당에서 '전략공천'된 뒤 광명시로 내려와 야권단일후보로 확정될 때까지 몸을 아끼지 않고 뛰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권자들의 반응에 대해 묻자 이언주 후보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고 대답했다.

"젊은 사람이 온 것을 굉장히 좋아하면서 침체된 이 지역의 분위기에 활력을 가져다주었으면 좋겠다고 한다. 말만 하고 제대로 이행이 되지 않던 부분을 젊은 후보니까 힘 있게 밀어붙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 같다. 또 새로운 정치문화를 만들기를 바란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언주 후보
이언주 후보유혜준
젊다는 게 강점이라면서도 이언주 후보는 "너무 젊어 보일까봐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젊은 후보에 대한 선호도가 유권자의 나이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후보는 "상대후보가 3선이니까 힘이 더 많아 지역발전에 더 많이 기여할 것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는데, 양기대 광명시장이 같은 민주통합당이기 때문에 서로 협조를 해서 공약이나 사업, 현안을 더 일사분란하게 추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광명을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언주 후보는 "이명박을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의 대항마로 총선에 출마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광명을 선택했다"며 "이번 총선에서 꼭 이길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청년 문제와 경제정의 실현에 관심이 많다고 강조한 이언주 후보는 주로 20~40대를 주요 공략대상으로 삼고 있으며 실제로 이들의 지지율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20대 때 갑자기 가세가 기울어 사법시험을 공부하면서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해서 집안을 도와야 했다"며 "일하던 학원이 문을 닫아 월급을 떼인 적도 있다"는 경험을 털어놓았다.

이 후보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에도 몇 년간은 '마이너스'(통장)로 생활하는 어려움을 겪어 젊은이들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며 "그때와 지금 상황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며 이런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경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후보는 자신이 네 살짜리 아이를 둔 엄마라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일하는 엄마들의 보육문제를 해결해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한 보육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행사장에서 악수를 하면서 얼굴만 비치는 정치인이 아닌, 유권자들에게 진정으로 다가가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소속 이효선 후보]

 이효선 후보
이효선 후보유혜준

지난 28일 오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와 마주앉은 이효선 후보는 "<오마이뉴스>라면 넌더리가 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2006년 7월, 광명시장 재직 당시 '호남 비하 발언'이 <오마이뉴스>에 보도되면서 정치적으로 엄청난 불이익을 받아 결국은 한나라당에서 탈당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탈당할 때만해도 복당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전재희 후보 때문에 복당 길이 막혔다는 게 이효선 후보의 주장이다.

이 후보는 "'전라도 사람'이라고 발언했는데 '전라도 놈'이라고 말했다고 사실과 다르게 보도되었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이번 4·11 총선을 앞두고 이 후보는 새누리당에 복당해 전재희 후보와 경선을 치르고 싶었지만, 복당을 거부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이효선 후보
이효선 후보유혜준
이 후보는 "처음에는 전재희 후보를 떨어뜨리겠다는 생각으로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지금은 생각이 바뀌었다"며 "광명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꼭 당선되겠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현재의 3자 구도에서 자신의 지지율을 12~13% 선으로 예상"하면서 "전재희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대립구도를 흔든다면 충분히 당선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광명이 더 이상 철새도래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여기가 늪지도 아니고 먹이가 많은 냇물이 있는 것도 아닌데 철새가 자주 오는 건 아무나 내려 보내면 (유권자들이) 찍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번에 꼭 당선이 돼서 "철새들을 날려 보내겠다"고 덧붙였다.

무소속으로 출마했기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받지 못해 손해라는 이 후보는 자신을 새누리당 성향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도 현재 새누리당이 공약으로 내건 복지에 대해서는 반대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 후보는 "세수가 없는 지출은 있을 수 없다, 시장을 해봐서 안다"며 "경로당 운영비를 깎아서 예산을 마련해 무상급식을 한다는데, 어른 돈 빼앗아서 애들 밥 먹이는 건 복지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무소속 출마가 민주통합당의 이언주 후보를 도와주는 결과가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전재희 후보보다는 이언주 후보가 당선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이언주 후보는 새로운 사람이다. 젊은 사람이니 골목골목을 누비면서 일을 열심히 할 게 아니냐. 지난 4년간 아무 일도 하지 않았던 전재희보다 이언주가 당선되는 게 낫다."

이 후보는 "만일 전재희 후보가 당선되고, 예상보다 지지율이 낮게 나온다면 정치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재희 후보, 4선 가능할까?... 이효선 후보가 변수

4선에 도전하는 전재희 후보는 지난 17대와 18대 총선 때 양기대 현 광명시장을 누르고 당선이 됐다. 특히 지난 18대 때는 압승을 거뒀지만, 17대 때는 3500표 차이에 불과했다.

지금 상황이 전 후보가 압승을 거뒀던 18대 총선과 많이 다르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근소한 표 차이로 전 후보가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효선 후보의 득표력이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 시장후보로 출마해 6.64%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효선 후보가 이번 총선에서 최소한 그 정도의 지지율을 얻는다면 전세가 역전될 가능성이 높다.

전재희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지지층은 확연하게 엇갈리고 있다. 전 후보는 노년층의 안정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이 후보는 20~30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뚜렷하게 대비되는 후보들처럼 지지층도 뚜렷하게 다른 전재희 후보와 이언주 후보의 대결이 관심을 끄는 건 그 때문이다. 결국 이 후보의 핵심 지지층인 20~30대의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효선 후보에 대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평가가 엇갈리는 것도 상당히 흥미롭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이효선 후보를 평가절하했지만, 민주통합당 관계자는 "소신이 있으면서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를 했다.
#4.11?총선 #전재희 #이언주 #이효선 #광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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