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프대의 위용 2018년이면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점프대의 모습. 올림픽 촌 여기저기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김학섭
2018년 동계 올림픽이 열리는 평창 스키장으로 들어섰다. 깊은 산골에 지붕이 삐죽삐죽한 건물들이 마치 이국 풍경을 연상한다. 첩첩 깊은 산중에 이런 풍경이 들어서리라고 우리 조상들은 상상이라도 했을까. 몇 십년 전만 해도 이곳 주민들은 감자와 옥수수로 끼니를 때워야 했다.
스키장이 한가롭다. 스키장 여기저기 눈이 녹아 맨 땅이 보이는 곳도 있다. 스키를 즐기는 몇 사람의 모습만 보일 뿐 겨울 끝자락 스키장은 썰렁하게 비어 있다. 겨울 내내 사람들을 싣고 다녔을 곤도라는 빈 몸으로 습관처럼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토요일, 일요일 스키를 무료로 대여해 준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금년은 천연눈으로 장사가 잘 되었다는 소식이다. 파장을 예고하는 기분 좋은 행사인 듯하다.
도시의 텁텁한 공기를 마시다가 맑은 공기를 마시니 한결 몸과 마음이 가볍다. 사람이 떠난 텅빈 산골의 밤은 적요하기까지 하다. 티브이를 본다. 카지노의 불법 도박사건이 터지고 민간인 사찰 사건이 티브이 화면을 도배질한다. 서울 사람이 평창 땅을 사들였다는 뉴스도 빠지지 않는다. 방송을 보는 동안 몸은 시골에 와 있는데 마음은 진흙탕물에 빠져 있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