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하야 촉구 목소리 봇물... "헌정 유린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각계 규탄 이어져... 3일 시민사회 비상시국회 개최

등록 2012.04.02 18:36수정 2012.04.02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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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불법사찰 언론장악 MB규탄과 하야 촉구 언론노조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불법사찰 언론장악 MB규탄과 하야 촉구 언론노조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권우성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을 통한 MB정권의 민간인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서 2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공공운수연맹 소속 사찰 대상 노조 대표자들이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이명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을 통한 MB정권의 민간인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서 2일 오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공공운수연맹 소속 사찰 대상 노조 대표자들이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이명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있다.권우성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에 청와대가 개입한 의혹이 제기되면서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일 대학생 7명이 청와대 인근에서 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기습시위를 벌이다 전원 연행된 것에 이어, 불법사찰의 피해 당사자인 방송사 노조와 공공기관 노조가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사회단체 대표자와 사회 원로들도 사태 책임을 묻는 비상시국회의 개최를 예정하고 있어 비판의 화살이 청와대를 향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가 피해자?...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물타기"

2일 오후 전국언론노동조합과 공공운수노조, 공공운수연맹은 청와대 인근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연이어 기자회견을 열고 "국기문란 사찰게이트, MB가 주범이다", "불법사찰 몸통 이명박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배석규는 충성심이 높다', '김인규는 자중시켜야 한다'는 방송사 사찰 문건의 내용을 언급하며 "누구를 상대로 건의하는 것인가?, 방송사 사장을 좌우할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라고 이명박 대통령을 사찰내용의 보고 대상자로 지목했다. 이어 "모든 게 다 밝혀졌는데 무엇을 부인한단 말인가, 이 대통령은 국민을 바보로 아나"라며 개입 의혹을 부인한 청와대의 해명을 비판했다.

최근 언론에 공개된 총리실 민간인 사찰 관련 문건에는 배석규 현 YTN 사장과 관련해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 YTN의 개혁에 몸을 바칠 각오가 돋보임"이라 평가하며 "직무대행 체제를 종식시키고 사장으로 임명하여 힘을 실어 줄 필요가 있다"고 건의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김인규 KBS 사장과 관련해 "자신감이 지나치고 언행에 거리낌이 없어 경솔하게 비춰질 가능성이 많다"고 평가하는 문건도 공개됐다.

이는 정부가 각 방송사 사장에 의도적으로 정권에 충성하는 인사를 임명하려 했다는 방송장악 논란을 뒷받침 하는 내용으로 충격을 던졌다. 그밖에도 사찰 문건에 노조와 사측이 벌이는 각종 소송에 항소 여부를 건의하고, 주요 보직에 친정부적 성향의 인사를 임명한 내용들을 담는 등 사찰이 곧 방송장악을 위한 조치로 이어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위원장은 "청와대가 개입된 불법사찰은 단지 사찰만 한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노조를 어떻게 탄압하고 방송을 어떻게 장악할 지 공직까지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찰한 빙산의 일각이 드러나자 검찰을 시켜 사건을 은폐하려 했고, 불법자금으로 관련자의 입막음을 시도했다"며 "이는 국기를 문란하게 하고 헌법을 파괴한 행위"라고 규탄했다.


 2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불법사찰 언론장악 MB규탄과 하야 촉구 언론노조 기자회견'에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이날 회사측에 의해 해고된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오른쪽)이 '심판 언론장악'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일 오후 청와대 입구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불법사찰 언론장악 MB규탄과 하야 촉구 언론노조 기자회견'에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과 이날 회사측에 의해 해고된 정영하 MBC노조위원장(오른쪽)이 '심판 언론장악'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참석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권우성

이 위원장은 특검과 대통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는데 자신도 사찰 받았다며 피해자라고 물타기 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위원장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불법사찰의 문제가 진정성 있다고 생각한다면 김인규, 김재철, 배석규 같은 정권의 낙하산 사장들의 사퇴를 요구하라"고 강조했다.

김종욱 언론노조 YTN 지부장은 "오전에 배석규 사장을 찾아가 사태의 전말을 밝힐 것을 요구했더니 '나도 피해자다'라는 말 한마디만 돌아왔다'며 "미래권력이라는 존재 뒤에 붙어 그 말을 그대로 흉내 내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지부장은 "오후에는 총리실을 찾아 면담을 하고 왔는데 'BH 하명'에 대해 묻자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라면서도 나중에는 결국 'BH'는 청와대로 인식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YTN 노조는 배석규 사장이 청와대의 지시로 불법적인 노조 탄압행위를 벌인 것으로 보고 배 사장을 3일 부당노동행위로 고발할 예정이다. 언론노조도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된 모든 인사를 불법사찰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다.

언론노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청와대가 어떤 사과도 하지 않은 채 민간인 불법사찰 문건에 대해 물타기에 나섰다"며 "청와대 하명에 따른 민간인 불법표적 사찰, 언론장악 지휘 등 불법 행위와 함께 청와대가 지시한 증거인멸, 검찰의 축소수사 등은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에 "MB정권의 총체적인 헌정유린 범죄행위를 MB가 책임지고 하야 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2일 오후 청와대 부근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불법사찰 언론장악 MB규탄과 하야 촉구 언론노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심판! 언론장악"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이명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
2일 오후 청와대 부근 청운동사무소앞에서 열린 '불법사찰 언론장악 MB규탄과 하야 촉구 언론노조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심판! 언론장악" 구호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이명박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고 있다.권우성

시민사회 및 사회 원로 비상시국회의 개최

이에 앞서 공공운수노조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대통령이 불법 사찰의 책임자인 것이 분명한 만큼 스스로 책임을 지고 하야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는 철도노조, 화물연대, 발전노조, 서울대병원노조 등 공공사업 전반에서 불법적인 사찰과 정권 차원의 노동조합 탄압이 진행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사찰 대상에 공공운수노조 산하의 공공기관 노조 등이 광범위하게 포함돼 있었다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경악한다"며 "정당한 노조 활동에 대해 '법치' 운운하던 청와대가 앞장서서 불법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하야와 권재진 법무장관의 사퇴, 노도조합에 대한 사찰과 탄압자료 전명 공개 등을 요구했다. 또 신속한 재수사와 더불어 불법적인 사찰과 탄압으로 임명된 낙하산 인사들을 해임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 대표자와 사회원로 50여 명은 3일 낮 12시 30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비상시국회의를 열고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한 시국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의 출발점이 됐던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도 이날 회의에 참석한다.
#민간인사찰 #이명박 #박근혜 #김인규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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