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인천 부평지역 일부 초등학교의 수학여행 현황.
장호영
공주·부여행은 부개서초가 12만2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삼산초가 9만7000원, 부평동초가 9만1000원으로 가장 저렴한 편이었다. 이 학교들은 3일 중 둘째 날은 버스를 이용하지 않아 버스비용을 이틀 치만 지급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삼산초 행정실장은 "첫째 날과 마지막 날 공주와 부여의 유적지들을 돌아봤고, 둘째 날은 숙소에서 수련활동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고등학교 수학여행비가 30만 원에 육박하고, 초등학교도 10만 원이 넘어 학부모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게 아니다. 특히 저소득층 자녀의 경우 학교나 일부 기부자가 수학여행비를 대신 내주기도 하지만, 교육청의 자료를 보면 한 학교당 많게는 50명이 넘는 학생이 수학여행을 참가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용 때문에 수학여행을 못 가는 학생이 상당할 것으로 추측된다.
보호자에게 상당한 부담... 목적에 부합하는지 의문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자녀로 둔 김아무개(43)씨는 "수학여행비뿐 아니라 방과후학교 비용, 급식비, 체험활동비 등으로 상당한 비용이 지출되기에 부담이 크다"며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수학여행이 정말 그 목적에 맞게 학생들이 무언가를 배우고 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수학여행 관련 일정이나 비용이 부풀려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인천 남구 초교 교사인 문아무개(38)씨는 "2년 전 일정을 꼼꼼하게 짜서 1박2일로 반 학생들과 부여로 체험활동을 다녀왔는데,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곳을 모두 돌아보고도 1인당 6만 원 정도만 들었다. 전체 학년이 움직이는 대규모 수학여행은 일정이나 비용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반 학생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 수학여행 관련 학교장의 비리 문제 이후 교육청에서도 소규모·테마 수학여행을 권장하고 있다. 대규모 수학여행보다는 소규모 수학여행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 참여, 학교운영위 심의 상당히 중요학부모들이 수학여행활성화위원회에 적극 참여하거나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부평구 한 초등학교 운영위 안건으로 하루 체험학습 전세버스비가 1대당 41만 원이라고 제출됐는데, 학부모 위원이 비싸게 책정됐다고 이의를 제기하자 31만 원으로 조정됐다. 또 남구 한 초등학교는 2박 3일 체험학습 전세버스비로 1대당 하루 53만 원의 비용이 운영위 심의 안건으로 상정됐는데, 학부모 위원들이 의문을 제기해 하루 42만 원, 이틀 치만 지불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부평구 초교 교사인 최아무개(42)씨는 "지난해부터 학교에선 수학여행활성화위원회를 꾸려 학부모와 함께 사전 답사를 다녀오고 평가를 해 숙소 등을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며 "학부모들이 수학여행활성화위원회에 적극 참가하고, 학교운영위에서 심의를 제대로 한다면 저렴한 비용에 좋은 장소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 교육청은 2010년 8월 수학여행 업체 선정과 관련해 버스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교직원 10명을 징계했다. 당시 공·사립학교 교장과 행정실장 등 32명은 업체 선정 대가로 한 버스업체로부터 금품 20만~1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서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부평신문(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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