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갑 통합진보당 후보와 이방호 무소속 후보는 토론회 때마다 여상규 새누리당 후보의 '말 바꾸기'를 질타했다.
하병주
통합진보당 강기갑, 무소속 이방호 후보는 매번 여 후보를 향해 "선거구 획정이 결정될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고 어디서 뭘 했나" "반드시 하겠다던 반대토론은 왜 하지 않았나"라는 따가운 질문을 던졌다. 또 이들은 "혹시 새누리당에게 이미 공천을 약속 받고 꼬리를 내린 것은 아닌가"라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이들이 토론회 때마다 같은 질문을 던진 것은 그만큼 여상규 후보의 방어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선거구 획정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여야가 합의를 했기에 반대토론을 해도 뒤집어지지 않을 상황이었다"는 말을 반복했다. 또 여 후보는 종종 상대 후보들을 향해 "그러는 당신들은 뭘 했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뉴스사천>은 3일, 여상규 후보가 한 문제의 발언이 담긴 동영상을 입수했다. 2월 27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국회 앞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에는 남해·하동군민들을 향해 마지막 연설을 하는 여상규 의원의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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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사천남해하동 관련 여상규 의원 발언 동영상 2월 27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에 국회 앞에서 촬영된 이 동영상에는 남해하동군민들을 향해 마지막 연설을 하고 있는 여상규 의원(후보)의 모습이 담겼다.
ⓒ 하병주
여 의원은 이날 주민들을 향해 "공천 여부는 전혀 관심없습니다. 심사한다고 나오라 하면 안 나갈 겁니다. (생략) 줘도 더러워서 안 받고 싶은 심정입니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여 의원은 "남해·하동군민에게 의견을 물어서 단 한 명이라도 제가 '정계를 떠나는 것이 옳겠다'라는 의견을 주시면 저는 미련 없이 떠날 것이고, 공천이 됐다 하더라도 공천을 반납하고 떠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여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반대토론을 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제가 5분 풀로 채워서 반대토론 할 것입니다. 왜냐, 우리 남해·하동선거구가 얼마나 억울하게 죽었는지 그것을 기록으로 남겨야 됩니다. 그리고 다시는 이렇게 억울하게 죽는 농어촌선거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반대 토론을 할 것입니다. 또 하나 우리 남해·하동선거구가 조금이나마 빨리 환원되기를 바라는 그런 마음에서 반대토론을 할 것이고, 제 반대토론이 우리 의회 역사에 그대로 남아서 다음 국회 때, 또 다음 국회 때 우리 남해·하동선거구를 되살리는데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고, 그렇게 되도록 할 것입니다."하지만 여 의원의 이 발언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강기갑·이방호 후보는 이점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고 있다.
"정계은퇴? 군수가 말려서..."이와 관련해 여상규 후보는 3일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방송토론회에서는 충분한 시간이 없어 답변을 못했다"고 해명에 나섰다.
"당시 반대토론 할 거냐고 원내대표 쪽에서 물어 왔다. 나는 당연히 할 거라고 했고, 이에 '(원내대표 쪽은) 모두가 여 의원을 주시하고 있다'며 '반대토론에 나서면 당론으로 결정해 처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런 상황에서 친한 몇몇 의원들이 '몸싸움 과정에서 아픈 곳도 있으니까, 그냥 병원에 가서 드러누워 버려라'고 했고, 나는 그게 낫겠다고 판단해 국회를 빠져나왔다."결국 여 후보는 남해·하동선거구 통폐합이 결정될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없었음을 시인한 셈이다. 여 후보는 당시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여전히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