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노무현재단 출범기념 콘서트' 공연 당시 김제동
유성호
방송인 김제동이 최근 불거진 사찰 의혹에 대해 입을 연 가운데, 지난 2009년 김제동이 출연한 MBC <오마이텐트>의 정규편성 무산에도 '정치적 외압'이 있었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위원장 정영하·이하 노조)는 6일 발행한 총파업특보에서 당시 편성국장인 안광한 MBC 부사장이 김제동이 출연한 <오마이텐트>의 정규편성을 반대했다는 증언을 내놨다.
노조가 언급한 <오마이텐트>는 지난 2009년 10월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한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MC와 출연자가 캠핑장에서 1박 2일을 지내며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취지의 토크쇼로 김제동이 MC이자 첫 출연자로 나선 바 있다.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도식 사회를 맡은 지 몇 달 후 KBS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한 김제동을 두고 외압이 있었다는 논란이 불거지고 있을 시기였다. <오마이텐트>는 금요일 오후 11시에 첫 방송됐음에도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오마이텐트>는 결국 정규편성되지 못했다.
이에 대해 노조는 "당시 편성국장이던 안광한 부사장은 '김제동이 MC인만큼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을 주인공으로 했어야 한다', '편성표에 넣을 자리가 없다'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프로그램을 정규편성에 넣지 않았다"며 "읍소하며 설득하는 제작진에게 안광한 부사장은 '정 그렇다면 <W>를 죽이고 그 자리에 들어가라'는 편성책임자로서는 상식 이하의 발언까지 하며 결국 프로그램을 폐지시켰다"고 폭로했다.
이어 노조는 "경쟁력이 증명됐고, 새로운 형식이라는 찬사도 받고, 돈도 적게 드는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정규편성하지 않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반문하며 "정치적 외압에 의한 '김제동 퇴출'이 아니면 설명하기 어려운 대목이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조는 "2011년, MBC에서 쫓겨난 <오마이텐트>는 결국 경쟁사인 SBS에서 유사한 포맷의 프로그램으로 정규 편성된다"며 "김제동씨가 MC를 맡고 있는 요즘 잘나가는 <힐링캠프>가 바로 그것이다"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청와대 낙하산이 떨어진 MBC는 명분도 못 챙긴 채, 차려준 밥상을 발로 차버린 꼴이 됐다"며 당시 김제동의 연이은 방송사 퇴출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김제동씨는 MB정권이 불법 사찰을 할 만큼 문제가 많은 '좌파 연예인'일까. 아니면 사회 현안에 대해 관심과 생각을 가진 이른바 '개념찬 연예인'일까. 아마도 이명박 대통령은 김제동씨가 자신의 취임식 식전행사 사회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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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 <오마이텐트> 정규편성 무산, '외압설'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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