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2010년 7월 22일 부인에 대한 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불법 사찰 의혹과 관련,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인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조직과 정부에 대한 신뢰의 문제"라며 "검찰은 누구 지시에 의해 이런 불법사찰이 벌어졌는지, 얼마나 광범위하게 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소연
지원관실에서 처리한 사건들은 크게 '하명사건'과 '인지사건'으로 나뉜다. 여기서 하명사건이란 총리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하명받은 사건을 가리킨다. 직제상 지원관실의 보고라인이 총리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지원관실과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이 중복해서 남 의원과 그의 부인을 내사했다는 것은 이러한 정상적인 보고체제가 무너졌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즉 앞서 언급한 검사의 지적처럼 남 의원 관련 내사를 하명한 '비선조직'이 있었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민간인 사찰 증거를 인멸하라고 지시한 '몸통'인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목되고 있다. 이 전 비서관은 지원관실의 설치와 운영에 깊숙이 개입해왔다. 그런 유착관계 때문에 지원관실에 민간인 사찰, 공직자 감찰 등과 관련된 자료를 파기하라고 지시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또다른 검사는 지난 2010년 진경락 전 기획총괄과장을 조사할 당시 "지원관실과 업무상 연관이 없는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실을 피의자(진경락 전 과장)가 62회나 방문했다는 것은 지원관실이 고용노사비서관으로부터 하명사건을 받아오고, 그 사건의 진행상황과 처리상황을 보고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지원관실과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중복 내사 사실을 보여준 문건은 '공직1팀'에서 작성했다. '공직1팀'은 민간인 사찰의 핵심부서로 알려진 '점검1팀'이고, 점검1팀은 이영호 전 비서관의 '직할조직'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남 의원 관련 내사건을 김화기 전 조사관에게 배당한 이는 김충곤 전 점검1팀장이었다. 김 전 팀장은 민간인 사찰 증거 인멸에 개입한 이영호 전 비서관, 최종석 전 행정관과 같은 경북 포항출신이다. 그런 인적 구성으로 인해 하명의 배후가 이명박 정부의 핵심인맥인 '영포라인'이라는 주장도 있다. 다만 김 전 팀장은 검찰조사에서 "김화기 전 조사관이 스스로 실적을 만들기 위해서 남 의원 관련 사건을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남경필 의원은 지난 2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인터뷰에서 "이런 사찰이 정권 차원이 아니라 영포라인이라는 사적인 네트워크에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런 사람(영포라인)이 곳곳에 심어져 있어 저와 정두언·정태근 의원의 뒤를 캐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