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막판에 접어들자 새누리당은 '국가안보'를 내걸고 지지층을 집결하고 있다.
김성진 선본
주안2동 선거운동원 김명순(54·여)씨를 따라나섰다. 김씨는 "원래 우리 다섯 식구 모두 한나라당 지지자였는데 그 당이 서민생활에 도움되는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젊은 사람들을 위해 바꿔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야권으로 돌아선 이유를 설명했다.
20년째 주안동에서 살고 있다는 김씨는 동네 곳곳에서 지인들을 만나 "형님, 4번!"을 외쳤다. 그는 "7,8년 전부터 남편 월급의 10%를 떼서 자원봉사하는 데 써왔는데 그 덕에 아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동네 경로당에서도, 마을 고물상 주인도 그를 반갑게 맞았다.
하지만 상당수 주민들은 무관심했다. 전파상을 하는 40대 남성은 "사는 게 복잡해서 누굴 찍을지 모르겠다"면서 "선거에 별 기대를 안 한다"고 말했다. 동네 놀이터에서 만난 70대 여성은 "선거공보물을 보니 4번이 독거노인을 위하는 것 같다"면서 김씨에게 "4번 최고! 최고!"라고 엄지손가락을 뻗쳐 들었지만 "그런데 다들 되고 나서는 약속 안 지키고 딴 짓하는 것 같다"면서 정치인에 대한 불신도 드러냈다.
새누리당의 지지자도 쉽게 만났다. 길거리 붙은 선거벽보를 유심히 보던 50대 남성은 "야권연대쪽은 복지공약을 남발해서 젊은 사람들이 세금을 많이 내야하고 손해다, 또 우리 같은 사람은 반공을 중시하는데 통합진보당은 그런 부분이 약해 새누리당이 좀 더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일표 후보쪽은 이날 현수막의 주요내용을 'GTX(수도권 광역급행철도) 주안역 통과'에서 '국가 안보, 남구 발전 꼭 지켜내겠습니다'로 교체했다. GTX 공약의 타당성 문제가 논란이 되자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야권연대의 성패, 투표율이 좌우물론 야권의 결집도 눈에 띄었다. 한 60대 여성은 "당 이름만 바꾸면 뭐해? 사람을 싹 바꿔야지. 안상수 전 인천시장 때문에 인천이 세금만 많이 내고 부도 직전이라고 하잖아.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야해. 난 무조건 4번 찍을 거야"라고 강하게 얘기했다.
신기시장 앞에서 진행된 김성진 후보의 유세를 유심히 듣던 정호진(21)씨도 "야권단일후보를 뽑겠다"고 했다. 정씨는 "이번 정권을 심판하는 것과 함께 복지나 강정해군기지 등의 통합진보당 정책기조가 마음에 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가 뒤진다고 하는데 여론조사결과를 믿지도 않지만 부동층이 분명 야권으로 움직일 거"라면서 "전국에서 나온 수많은 후보 중 낙선대상자 10명에 홍일표 후보가 들어있던데 현명한 남구 시민들이 옳은 선택을 할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홍일표 후보는 영리병원을 추진(의료 민영화 지지)했다는 이유로 총선유권자네트워크에 의해 집중낙선대상자 10인에 선정됐다. 이에 대해 홍 후보측은 "의료 민영화를 지지한 사실은 없다.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 의료기관 건립'에 찬성했다는 것을 두고 의료 민영화를 지지했다고 확대 해석한 것은 정치적 음해로 매우 유감스럽다"고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새누리당 고정 지지층의 결집이냐 야권연대 프리미엄의 승리냐의 결과는 투표율이 좌우할 거라는 전망이다. 역대 선거 때마다 투표율 '전국 꼴찌'를 기록했던 인천지역에서도 투표율이 낮았던 인천 남구다. 시민단체를 비롯한 누리꾼들의 투표 독려 캠페인이 어느 정도 빛을 발할지. 이제 30시간 후면 그 결과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