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불법 사찰의 '몸통'이라고 자처했던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이 지난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유성호
또한 임 전 실장은 이영호 전 비서관의 '비선보고' 의혹과 관련해 "근무시기만 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그는 "이영호는 (2010년) 7월 12일자로 청와대에서 나왔고, 나는 17일에 들어갔다"며 "그 뒤로는 전화로라도 보고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는데 이를 비선보고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은 "지원관실의 청와대 보고와 관련해서는 규정상 민정수석에게 보고하게 돼 있다"며 "그래서 보고를 한 것이고, 그 중 특별한 몇가지 문제는 비선라인을 통해 보고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 쟁점인데 이건을 보고받은 사람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이 문제를 내가 대통령께 안 여쭤 보겠는가?"라며 "이영호는 (대통령과) 독대한 적도 없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실장만 독대를 하는데 간혹 가다가 민정수석은 친인척 관리를 하니까 독대보고를 한다"며 "나머지는 단 둘이 보고하는 일은 없다"고 거듭 '독대보고' 의혹을 일축했다.
임 전 실장은 "한번은 이영호가 노동법 개정내용을 알고 싶다며 배석시켜 달라고 해서 딱 한 번 배석시켜 준 일이 있다"며 "그 정도로 대통령 뵙기가 어렵고 신청을 해도 의전비서관실에서 승인을 안해주는데 이영호가 독대보고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은 이동걸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장진수 전 주무관에게 전달된 4000만 원의 출처를 해명했다. 그는 "4000만 원건은 신문을 보고 알았다"며 "관련인사 8명이 500만 원씩 십시일반으로 돈을 걷어 4000만 원을 마련해 변호사 비용으로 쓰라고 건넨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건넨 것이 제3노총(일명 '국민노총')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내놓았다. '이영호-이동걸'으로 이어지는 '제3노총 배후세력'이 변호사 비용으로 4000만 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대선이 끝나고) 내가 정책위의장을 할 때 이동걸은 노동부의 정책보좌관으로 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이영호가 넣어준 것 같다"며 "이후 노동부 장관으로 가면서 이동걸을 다시 봤다"고 말했다.
임 전실장은 "당시 이동걸에게는 노동계와 소통을 책임지게 했다"며 "아주 충직한 사람이다, 그런 면에서 측근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내가 청와대에 온 후에 이 문제(장 전 주무관에게 돈을 건넨 문제)와는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 전 실장은 "그때는 알지 못했지만 이동걸은 이영호와 교류가 많았던 것 같다"며 "나중에 들은 소문으로는 이동걸은 이영호를 통해서 (이명박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노동부 정책보좌관으로 가서도 이영호의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임 전 실장은 "한국노총이나 민주노총에 속하지 않은 KT노조위원장출신이다 보니 서울메트로 정연수 위원장이 주도하던 제3노총의 설립 움직임을 알 수 있어 계속 교류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나중에 들은 얘긴데 그래서 그 모임이 몇번 있었던 것 같다"며 "거기서 변호사 비용을 좀 도와주자는 얘기가 나왔던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8명이 모여 4000만 원을 만들기로 했는데 그 모임의 좌장이 이동걸에게 공무원이 무슨 돈이 있냐며 빠지라고 해서 자신이 이동걸 몫을 내주겠다고 했다"며 "그래서 이동걸은 돈을 안 내는 대신 심부름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노동부는 노동부끼리, 총리실은 총리실끼리 도와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