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 밤 11시 30분 비막이 비닐을 누군가 찢고 달아 났다. 그들은 쏜살같이 달려와 비닐을 칼로 그어 버리고는 경비실 정문 속으로 도망쳤다.
변창기
지난번 서울에 상경했을 때, 일이 생각났습니다. 비정규직 노조에서 4박 5일 서울에서 노숙 농성이 잡혔다 해서 따라가 본 일이 있습니다. 저도 현대자동차 10년 비정규직으로 다니다가 정리해고당한 상태라 시간이 되면 함께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날짜는 기억 안 나지만 그때도 비가 내렸고, 날이 꽤나 추웠습니다. 우리는 비닐을 위에 치고, 침낭 속에 들어가 밤을 지새웠습니다. 밤 12시가 넘었는지 모르지만 누군가 달려와 칼로 비닐을 찟고 급히 도망가버렸습니다. 밤새 비를 피해 갈라진 비닐 속으로 들어가 앉아 있었습니다. 같은 일이 어젯밤 울산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바로 옆에는 경비들이 나와 있었고, 문은 모두 닫혀 있었습니다. 옷이 남달라 올려다 보니 명찰에 '경비반장'이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어젯밤 비닐을 자르고 도망 간 경비가 누구입니까? 또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사람 누굽니까?" 저는 <오마이뉴스> 취재수첩을 보여 주며 물어 보았습니다. 그는 엄지 손가락을 보여 주며 말했습니다.
"이것 봐요. 보이죠? 난, 아침에 일어나 투표하고 출근했어요. 그래서 어젯밤에 일어난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함께 자리를 지키고 싶었지만 투표도 해야 하고, 야간 아르바이트도 가야 하니 안쓰러움을뒤로한 채 집으로 왔습니다. 12일 오후 1시 현대자동차 노조와 비정규직 노조가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원하청 연대회의'를 합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노조가 함께 나서서 현대자동차 불법파견 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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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노동해방 사회는 불가능한가? 청소노동자도 노동귀족으로 사는 사회는 불가능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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