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가 펴낸 <시골교회>. 사람냄새나는 교회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뉴스앤조이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 '대'(大)를 유난히 좋아합니다. 나라 이름부터 '대'한민국입니다. 그리고 다리 이름마저 동작'대'교, 성수'대'교, '반포'대'교, 성산'대'교입니다. 외국에 다리 이름에 'Great(크다)'가 들어간 것을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이런 영향 때문인지 몰라도 한국 교회에도 '대형교회'를 좋아합니다. 예배당을 수십억 원, 수천억 원을 들여 짓습니다.
강남에 있는 한 대형교회(사랑의교회)는 수천억 원짜리 예배당 건축을 하면서 '공공도로'를 가로막고 공사를 하다가 특혜 의혹까지 받았습니다. <뉴스앤조이>에 따르면 서울시 감사청구 심의회는 지난 9일 '사랑의교회' 건축 특혜에 대한 감사 청구를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감사한 결과 특혜가 아니라는 결정이 났지만 이미 한국교회가 권력화되었다는 점은 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더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대형교회가 '지성전'(성경에는 없는 개념)을 세웁니다. 지성전이 어렵다면 대형마트와 프렌차이즈에 비유하면 '지점'입니다. 교회가 본점과 지점이 있다는 발상 자체가 성경이 아니라 자본주의 아니 천민자본주의입니다. 그러니, 욕을 먹을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 어느 대형교회는 지성전이 21개, 다른 대형교회는 7개, 일본에 5개를 둔 교회도 있습니다. 낯부끄러워 교회 이름을 밝히지 못하겠습니다.
큰 대(大)를 좋아하는 대한민국, 한국교회도 대형교회를 좋아해이처럼 부끄러운 교회도 있지만, 하나님 냄새, 사람냄새, 생명이 넘치는 교회도 많습니다. 기독교 인터넷 언론인 <뉴스앤조이>가 펴낸 <마을을 섬기는 시골교회>(이하 시골교회) 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올해 4월부터 1년에 4번 분기별로 작은 책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 첫 작품이 <시골교회>입니다. 제목부터 사람냄새, 생명냄새가 가득합니다.
교회를 자랑하고 싶으면 성공한 교회, 전도 많이 하는 교회, 선교 많이 하는 교회, 사람 많이 모이는 교회를 찾아 전하는 것이 우리 시대 한국교회 상식입니다. <뉴스앤조이>는 이를 거부하고 마을을 섬기는 시골교회에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이 책은 사회복지법인 '우양'과 함께 2개월 동안 준비한 다음, 2010년 3월부터 12월까지 10개월 동안 <뉴스앤조이> 취재 기자들이 마을을 섬기는 시골교회들을 찾아온 나라를 돌아다녔다고 합니다.
이들이 간 곳은 강원도 홍천부터 전남 보길도까지 17개 교회였습니다. 이들 교회 성도들은 대부분이 50명도 되지 않았습니다. 시골에서 50명이라면 목회자 생활비도 빠듯합니다. 하지만 이들 교회는 지역 어린이들을 위해서, 노인들을 위해서, 자연을 위해서, 재정 자립을 위해서 여러 모양으로 건강한 교회를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진짜 생명이 넘치는 교회였습니다.
건강한 교회를 찾아 나선 이들은 숨조차 쉬기 어려운 여름에는 땀을 흘려가며, 섬에 들어가는 날에는 뱃멀리를 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생각하면 2천 년 전 아기 예수님도 유대 종교 중심이면서 권력의 중심지였던 예루살렘이 아니라 변두리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나셨습니다. <시골교회>는 바로 예수님이 말구유에 나신 참된 이유가 무엇인지 생생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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