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7일 오후 3시 30분]
제수 성폭행 미수 의혹, 논문표절 의혹으로 자질시비를 빚고 있는 새누리당 김형태(포항 남울릉)·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인에 대한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당 지도부가 '사실관계 확인 후 결정' 입장을 밝혔지만 일부 비대위원들은 "의원직 사퇴까지 거론해야 할 문제"라며 사안의 심각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상돈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은 17일 오전 YTN 라디오 <강지원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언론에 난 것처럼 지켜보자는 게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학과 경찰수사가 시작됐으니 신속한 처리를 촉구하고 그 결과를 바라면서 확실하게 처리하겠다는 것"라며 이 같이 말했다.
무엇보다 이 비대위원은 "출당을 당장 시켜야 한다는 주장엔 유보적이다"고 전제한 뒤, "이 사안은 워낙 심각하기 때문에 사실(로) 확인될 것 같으면 궁극적으로 의원직 사퇴가 가장 낫다고 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의원직) 사퇴는 현재로서는 본인의 의사가 아니면 안 되기 때문에 시일을 봐가면서라도 확실하게 판단해서 사퇴를 촉구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즉, 사실관계 파악 이후 모든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당 차원에서 '출당'이 아닌 '의원직 사퇴'를 촉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비대위원은 또 "국회법상 징계는 국회의원 활동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이 사안은) 해당되기 어렵고 국회법상의 자격심사에도 해당이 안 될 것 같다, 법적으로 볼 때도 상당히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며 당장의 출당 조치 등이 힘든 이유를 밝혔다.
4·11 총선 선대위 구성에 즈음해 비대위에서 하차한 김종인 전 비대위원은 한 발 더 나아갔다. 그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출당이 됐건, 의원직을 그만 두던 이런 문제는 빨리 속결을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고 지적했다.
김 전 비대위원은 "외국의 경우를 볼 것 같으면 장관을 하다가 곧 정권을 잡을 수 있는 묘책까지 있던 사람도 박사논문이 문제가 돼 장관직, 의원직을 다 상실하기도 했다"며 "학문세계에서 남의 것을 훔친 거나 같은 표절을 한 사람이 과연 공인의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라고 비판했다. 또 "이런 문제는 본인도 그렇고 당의 입장에서도 단호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 당선자의 경우에 대해서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발생했다면 자기 스스로 책임 질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경우에 따라서 (의원직 사퇴까지) 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 이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현재 당 지도부가 '사실관계 확인 후 결정' 입장을 내린 것이 '단독 과반'을 무너뜨리는 결과 때문 아니겠느냐는 질문엔 "과반이 무너지는 것이 두려워서 그렇진 않을 것"이라며 "두 석 정도로 과반을 넘겼는데 (두 석을 내놓는다고) 19대 국회 운영하는 데 크게 문제가 될 필요가 없는 사항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재오 "파렴치한 전력 있는 사람 주위 세워두면 신뢰 잃는다"
두 당선자에 대한 출당 조치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이준석 비대위원도 이날 BBS라디오 <아침저널>에 출연, "무한정 (사실관계 확인을) 기다리는 것은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이 무작정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 비대위원은 "당선자가 당적을 이탈하게 되면 당선자 신분이 취소된다는 잘못된 정보가 저희한테 입수돼 판단을 조금 머뭇거렸던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 지난 16일 비대위 전체회의 당시 "19대 국회 개원 전 당에서 출당 조치를 할 경우 당선 무효가 된다"며 '출당론'에 제동을 걸었던 점을 지적한 것. 그러나 중앙선관위는 지난 16일 당일 두 당선자를 출당시키더라도 당선무효가 아닌 무소속이 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또 그는 "어제 회의에서 약간 미스가 났던 것이 어디까지가 진실확인인지 저희가 확실히 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경찰조사에서 증거가 발견됐다면 그것이 끝인지, 아니면 1심, 2심까지 가겠다는 것인지 비대위나 당의 주체가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관계 확인'의 범위부터 분명히 짚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대위 중심으로 벌어지던 두 당선인에 대한 논란이 당내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어 주목된다. 쇄신파 의원들은 지난 16일 저녁 모임을 갖고 이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오 의원은 지난 16일 저녁 트위터에 "노선이 다르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는 함께 정치를 할 수 있어도 부패한 전략이 있거나 파렴치한 전력이 있는 사람들을 주위에 세워두면 국민의 신뢰를 잃는다"며 출당 등의 선제적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그는 특히, "지도자는 그렇게 하면 우선은 편할지 몰라도 대중으로부터 멀어진다나"라며 박근혜 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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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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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김형태·문대성, 사실이면 의원직 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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