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성기선과 이화여대 오케스트라가 열연후 관객의 열화와 같은 커튼콜에 화답하고 있다.
문성식 기자
봄에는 각종 공연예술 축제가 한창이다. 사실 클래식, 연극, 무용별로 연중 곳곳에서 각종 대회와 축제는 쉴새 없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공연 축제의 의미야 말해 무엇하랴마는 해마다 4월이면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클래식 마니아, 특히 관현악 마니아들을 열광하게 만드는 각 지역 오케스트라의 각축장 '교향악축제'가 벌어져 싱그러운 관현악의 향연에 흠뻑 빠질 수 있다.
4월 1일부터 24일까지 계속되는 한화와 함께하는 2012 교향악축제는 지난해보다 훨씬 많은 21개 오케스트라와 더욱 풍성해진 레파토리, 또한 더욱 진지하고 열정적인 연주에 대한 자세를 볼 수 있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이화여대 두 대학 오케스트라가 참가하여 젊은 음악학도들의 순수와 열정의 연주를 감상할 수 있었다.
16일 공연한 이대 오케스트라의 연주는 120여 명의 여대생들이 뿜어내는 폭발적 에너지와 순수함이 빛나는 연주였다.
첫번째 프로그램이었던 차이코프스키의 <로미오와 줄리엣> 서곡은 차이코프스키적인 선명하고 우수어린 음향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 캐퓰렛가와 몬테규가의 대결 등 각 장면이 마치 눈에 보이는 듯하였다. 성기선의 세밀한 지휘와 일사불란한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미루어 대학오케스트라의 수준이 이 정도라면 국내 프로 교향악단은 어떤 규모의 곡도 웬만한 수준 이상의 음향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미디어가 발달한 시대의 젊은이들의 오케스트라는 도대체 이 청년들은 무얼 먹고 듣고 저렇게 힘차게 망설임 없이 연주를 잘할 수 있는지 옛날과는, 아니 불과 5~6년 전과는 비교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이었던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 Op.16>는 협주를 한 계명선 교수의 열연으로 빛나고 있었다. 붉은색 드레스가 강렬하였던 그녀는 1악장 첫 A minor 코드의 날렵한 울림과 함께 급속하고 정확한 하행 코드, 그리고 물결치는 전개부를 잘 연주하였다. 2악장의 잔잔한 심상을 그려내는 연주에 이어 3악장의 16분음표의 역동적인 꾸밈음들까지 눈물날 것 같은 우수에 찬 바다를 그리는 것 같은 멋진 연주로 관객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협연자와 반주 오케스트라, 지휘자까지 모두 뿌듯한 연주를 펼쳐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