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가 경부고속철도 2단계(대구-부산) 천성산 터널공사 반대운동을 비난하는 기사를 계속해서 내보내자,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은 18일 오후 부산교대 앞 '공간초록'에서 "중앙일보는 왜 천성산에 올랐을까?"라는 제목으로 기획전시를 벌였다. 사진은 지율 스님이 신문 내용을 살펴보는 모습.
윤성효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한 지율 스님은 "바로 세워지지 않고, 계속 기울어진 상태에서 우리의 논리와 사업이 진행되는 것에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기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이다.
"폭력적이거나 반정부 운동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중앙> 측에 의견을 전달하지 않았는지?"지난해 여름 낙동강 내성천을 다닐 무렵이었다. 땅 한 평 사기 운동을 벌일 때다. <중앙> 기자가 왔더라. 자료를 보내주었다. 제 생각에는 그 정도 자료면 더 이상 안 쓸 줄 알았다. 데스크한테도 자료를 보냈다. 그런데도 계속 썼다. 심지어 논설위원한테도 자료를 보내 주었는데 말이다."
- 지금 늪에 도롱뇽 알이 있다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도롱뇽 알이 천성산에 많이 있었다. 천성산을 '소금강'이라 부른다. 봄에 제일 먼저 나오는 게 도롱뇽이다. 계곡 전체가 도롱뇽이다. 그런데 고속철도 영향평가를 하면서 도롱뇽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환경영향평가를 해달라고 했다. 도롱뇽이 있다 없다고 단정적으로 하는 것에 마음이 아프다. 저는 이 운동을 하면서 폭력적이거나 반정부 운동으로 하고 싶지 않았다. 부족한 한 부분을 채우고 싶은 것이지, 사회에 있는 것을 모조리 다른 것으로 바꾸어 버리자는 게 아니었다."
- 가장 최근에 천성산에 다녀왔는지?"지난 3월에 세 번 다녀왔다. 산이 많이 달라졌다. 우선 '물골'이 깊어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물골이 많이 없었다. 천성산 습지는 중고층 습지로, 물을 안고 있었던 것이지 물골이 많이 없었다. 그래서 '물침대'라고 했다. 지금은 거의 그런 느낌은 없고, 질퍽하고 질척거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골이 생겼다는 것은 물이 빠진다는 의미다. 늪 옆으로 도랑이 생긴 것이다."
- 또 다른 변화는?"고속철도 지나가는 소리가 비행기 뜨는 소리와 비슷했다. 대성암 스님은 자다가도 깜짝 놀라 일어난다고 했다. 고속철도가 지나가면 진동으로 인해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잠을 자는 동물은 민감하다. 천성산은 타원형의 긴 산이다. 부산·울산·양산 대도시의 중심에 생태계가 살아 있는 것이다. 그 가운데를 터널이 지난다. 우리는 겨울잠 자는 동물을 많이 생각해야 한다."
- 이전에 <조선일보>와 소송을 하기도 했었는데."공사가 한창일 때 '지하수 유출 거의 제로'라는 기사가 나왔다. 그래서 공사 현장에 가보았다. 지하수 유출이 심했다. 사진과 자료를 <조선일보>에 보냈는데 반응이 없었다. 그래서 소송을 했고, '지하수 유출이 있었다'는 반론보도문을 게재했다. <조선일보>를 상대로 '10원 소송'을 해서 승소했다. <조선>은 130번 기사를 쓰면서, 한 번도 피해자와 인터뷰를 하거나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다. 법정에서 처음으로 <조선> 관계자를 만났다. 그런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그분들도, 저도 나쁜 소송은 아니었다고 본다. 우리가 싸워서 나쁘다고만 생각할 수 없다. 문제제기를 하고 답을 얻고 싶은 부분이 있는 것이다."
"신문사에 대해 문제제기 하는 것 아니고, 우리 사회 시스템에 대해 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