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재산으로 승리, 하루에 3000명씩 만났다"

[당선자 인터뷰] 이우현 경기 용인갑(새누리당) 당선자

등록 2012.04.23 11:04수정 2012.04.23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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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경기 용인갑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우현 당선자가 19대 국회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경기 용인갑에서 당선된 새누리당 이우현 당선자가 19대 국회 의정활동에 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 남소연


"평소 내 지론이 사람 재산이 첫째라는 것이다. 선거 기간 중 하루에 적게는 2000명, 많게는 3000명씩 만났다. 지역의 웬만한 사람들은 이우현이 누군지 다 안다."

4·11 총선에서 우제창 민주통합당 후보를 3983표 차로 꺾은 이우현 새누리당 당선자(경기 용인갑)는 승리 요인을 '사람 재산'으로 꼽았다. 서울대 경제학과,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의 우 후보의 3선 도전을 저지한 이 당선자는 현재 100여 개의 지역단체에 가입, 회비로만 1년에 4000만 원 넘게 지출하는 '인맥왕'이다. 그는 "낙하산 공천이 많았던 용인에서 지역의 민심을 충실히 대변할 사람을 선택한 것"이라며 경력보다 지역 밀착도를 강조했다.

이 당선자는 18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총선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난 후보가 나인 것 같다"면서 "지난 2006년까지 용인시의원, 시의회의장을 지내면서 용인의 모든 민생현안을 좇아다녔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의회에서 잘 하던 사람은 여의도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본다"며 "여야 따지지 않고 시장, 시·도의원, 의원들과 힘을 합쳐 지역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 당선자는 용인갑 지역을 포함, 수도권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의 한계가 드러난 것 아니냐는 평가엔 동의하지 않았다. 그는 "박 위원장의 한계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수도권의 민심 이반이 드러난 것"이라며 "내가 용인 지역에서 크게 진 곳도 임대아파트와 전·월세 세입자가 많은 곳인데 전세값 폭등 등 현 정부에 대해 많은 불만을 시민들이 갖고 있다"고 말했다.

'제수 성폭행 혐의'로 당을 탈당한 김형태 당선자에 대해선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만약 사실이라면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며 "새누리당에 보내준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격이다, 공직에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 당선자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 3선에 도전한 우제창 민주통합당 후보를 꺾었다. 승리 요인을 뭐라고 보나.
"지난 2006년까지 용인시의원, 시의회의장을 지내면서 용인의 모든 민생현안을 좇아 다녔다. 2006년 지방선거, 18대 총선 낙선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또 100여 개의 단체에서 회원으로 열심히 활동 중이다. 1년 회비를 4000만 원 넘게 낼 정도다. 젊어서부터 지금까지 한 번 단체에 가입하면 탈퇴한 적이 없다. 평소 내 지론이 '사람 재산이 첫째'라는 것이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중에는 하루에 2000~3000명을 만나고 집에 들어갔다. 지역의 웬만한 사람들은 이우현이 누군지 다 안다. 총선 후보자 중 가장 많은 사람을 만난 후보가 나인 것 같다."


- "옥스퍼드대 박사(우제창 후보)를 방송통신고등학교 출신이 꺾었다"는 평가가 이색적이었다. 자수성가형의 대표 케이스인 것 같다.
"사실 집이 많이 어려웠다. 등록금을 낼 돈이 없어 정식으로 인가받은 고등학교를 진학하지 못했다. 해병대를 제대한 이후엔 열심히 돈만 벌었고 어느 정도 안정이 된 이후에야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지난 2000년 방송통신고등학교에 입학,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용인대에서 학사와 석사도 마쳤다. 지금도 박사 공부 중이다. 만학도지만 죽는 날까지 계속 공부할 생각이다."

"지방의회에서 잘 하던 사람, 여의도에서도 잘 한다"


- 용인 지역은 용인병 지역의 한선교 의원을 제외하고 이 당선자를 포함, 모두 시의원 출신 후보가 당선됐다. 풀뿌리자치가 그만큼 인정받고 있단 뜻일까.
"그동안 중앙에서 용인 지역에 낙하산 공천을 많이 했다. 지역의 민심을 충실히 대변한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 또 경전철, 공업단지, 지역개발 등 용인의 지역 현안이 너무 많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이 이런 현안에 대해 성과를 보여준 게 없다. 이번에 용인시민들이 지역도 많이 알고 오랫동안 함께 한 사람을 선택한 이유다. 지방의회에서 잘 하던 사람은 여의도에서도 잘 할 수 있다고 본다."

- 용인시의회 의장 당시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지금 역시 그 때와 같은 생각인가.
"그렇다. (정당공천제는) 지방의원들까지 정치판에 끌어들인다. 지역에서 열심히 일해야 할 사람이 공천을 받기 위해 국회의원만 따라다닌다. 지방의원이 지역민에 소홀하다면 그건 풀뿌리 민주주의가 아니다."

- 경기 용인갑의 현안 사업 중 가장 시급한 문제는 뭐라고 보나.
"경전철 문제다. 경전철의 적자를 줄여가면서 운영해야 하는 게 가장 시급하다. 다음으론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합병되면서 5~6년 가까이 공백사태에 있는 공업단지를 정착시켜야 한다. 또 용인에 1500만 명의 관광객이 오는데 먹고 돈을 쓸 체류형 관광지가 없다. 체류형 관광지를 조성하면 일자리도 창출되고 지역경제도 활성화되리라 생각한다. 여야 따지지 않고 시장, 시·도의원, 의원들과 힘을 합쳐 지역발전에 힘쓰겠다."

"박근혜 수도권 한계? 이명박 정부에 대한 민심 이반"

- 새누리당이 총선 초반 예상을 뒤엎고 '단독과반'의 승리를 거뒀다. 이유가 뭐라고 보나.
"100일 전 예비후보로 등록했을 때만 해도 민심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박근혜 위원장이 당명이나 강령을 바꾸고 진솔하게 쇄신의 메시지를 국민들에게 전달했다. 박 위원장이 신뢰와 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분이라 국민들도 믿음을 많이 줬다고 생각한다. 또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은 자기 계파 위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번 19대 총선 공천 땐 150개에 달하는 검증과정도 거쳤고 여론조사도 여러 차례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그 지역에서 열심히 일하고 민심을 잘 아는 사람이 공천됐다. 새누리당이 과반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 이 당선자가 있는 경기 용인갑을 포함, 수도권에서는 박근혜 위원장이 '한계'를 보였다는 지적이 있는데 동의하나.
"박 위원장의 한계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에 대한 수도권의 민심 이반이 드러난 것이라 생각한다. 용인 지역에서 제가 크게 진 곳은 임대아파트와 전·월세 세입자가 많은 곳이었다. 전세값이 많이 폭등하고 그러니 현 정부에 대해 많은 불만을 갖고 계시다. 그런 민심이 수도권 선거결과에 반영된 것이다."

- 제수 성폭행 혐의로 자질 시비를 낳았던 김형태 당선자(포항 남울릉)가 18일 오전 탈당의사를 표했다. 이 당선자는 이번 논란 과정을 보며 어떻게 생각했나.
"만약 사실이라면 빨리 자진 탈당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사실이라면 크게 잘못된 것이다. 특히 김 당선자의 경우, 사실이었다면 국회의원 자격도 없다고 생각한다. 공직을 떠나야 한다. 새누리당에 국민이 신뢰를 보내며 과반수를 만들어줬는데 이는 그 신뢰를 저버리는 것이다."

"얼마 안 남은 이명박 정부, 서청원 대표 복권시켜 보복 정치 끝내야"

- 2006년 당시 지방선거에선 열린우리당 후보로 용인시장 선거에 나섰다. 그런데 18대 총선에서는 친박연대 소속으로 국회의원 선거에 나섰다.
"본래 성향이 중도 보수였고 노무현 정권 당시 열린우리당이 지역에서 신뢰를 많이 잃었다. 지난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에서 영입 요청이 들어왔는데 당시 고민하다가 당적을 바꿨다. 지역이 발전하기 위해선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18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 당시 불공정하게 낙천됐다. 그 과정에서 서청원 고문을 만났다."

- 미래희망연대와 새누리당의 합당 당시 해결되지 않은 서청원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고문의 복권 문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나.
"당연히 복권돼야 한다고 본다. 서 고문은 돈을 빌렸지만 사적으로 1원도 쓰지 않았다. 당시 군소정당은 개인돈을 빌려서 선거를 치러야 했다. 그래서 자민련, 창조한국당 모두 돈을 빌려서 선거를 치르지 않았나. 그런데 왜 그 분만 구속됐어야 했나. 정치적 화합을 위해서라도 사면 복권돼야 한다. 이명박 정부도 얼마 남지 않았다. 더 이상의 정치적 보복은 안 된다. 서 고문이 올해 석가탄신일에 사면되길 바란다."
#이우현 #4.11 총선 #새누리당 #우제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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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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