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님흰돌리마을 노인회장님도 시종일관 웃겨 죽는다며 웃으신다.
송상호
"숨 들어 마시고, 내쉬세요"라고 강사가 말하자, "숨은 코로 들어 마셔유? 입으로 들어 마셔유"라고 한 할아버지가 말한다. 순간 장내는 웃음바다가 된다. "아, 네. 코로 들어 마시고, 내뱉는 건 입으로 하시는 게 좋아유"라고 강사가 말하자 겨우 웃음들이 진정이 된다. 나쁜 기운을 몸에서 빼내는 거라고 강사가 말하니, 어르신들의 숨쉬기가 사뭇 진지해진다.
허리 돌리기를 할 땐 모두 몸이 빳빳하다. "아이고 허리야"란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할아버지가 말한다. "90노인도 하는디 이까짓 걸 못해여 그래"라고. 방금 전 허리 아프다던 팔순 할머니가 또 배꼽잡고 웃는다.
강사가 "여러분, 명상이 좋은 거 아시쥬?"라며 조용한 음악을 튼다. 앉아서 명상 할 줄 알았더니 누워서 한다. 편안하게 누워서 명상을 하면 모든 나쁜 기운이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조용한 음악이 흐르고, 어르신들이 모두 눈감고 조용하다. 마치 시체들이 누워 있는 듯 보여 웃음이 나온다. "주무시기 전에 이렇게 하고 주무셔유"란 강사의 말이 정적을 깬다.
"오늘 화나고 속상한 일 있었다면 다 털고 지나가셔유"라며 강사가 어르신들을 일으켜 세운다. 일어나서 눈을 감고 나쁜 기운을 바깥으로 내보내는 체조를 한다. "머리, 얼굴, 목, 가슴 , 양어깨, 양팔, 팔목..."이렇게 차례대로 훑어나가면서 나쁜 기운을 내보내는 의식(?)을 한다. "지금 여러분들은 물위에 둥둥 떠다니시는 거예유"란 멘트 때문인지 어르신들의 몸이 한결 가벼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