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의 똥먹는 습관을 바꿔달라는 한 '황당한' 제보로 이야기를 시작해, 결국 이들 가족이 안고있는 총체적 문제와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에 전반에 걸친 부조리, 모순에 대해 이야기하고있는 <솔루션>. 극중 '똥'은 초록색으로 특수제작됐는데, 똥의 색깔을 두고, 원래 갈색으로 하자는 쪽(김선)과 좀더 비현실적인 측면을 내세운 초록색쪽(김곡)으로 나뉘어 2시간동안 토론을 했다고 한다. 결국 초록색 똥이 영화에 낙점.
JIFF
김곡, 김선 형제감독의 <솔루션>은 대한민국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는 TV문제해결 <솔루션>을 통해 자신의 배설물을 먹는 '식변증'에 걸린 아이를 취재하는 과정을 담았다. 그렇다고 단순 화장실 코미디라고 생각하면 오산.
처음에는 웃고 포복절도하다 어느 순간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을 느끼며, 이 기발한 상상력의 형제 감독이 단순히 한번 웃자고, 이 작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된다. 아이가 똥을 먹는 이유가 결국 이 가정이 안고있는 총체적 모순에서 비롯되었으며, 이 가정의 문제는 결국 과거 군부독재시절부터 현재까지, 우리사회에 독버섯처럼 만연한 독재와 폭력, 모순이 낳은 것이라는 사실을 알기까지는 그리 어렵지 않다.
황당코미디에서 정치코미디로 급선회하는 마지막 부분이 좀 급작스럽다는 느낌이 없잖아있지만, '형광등 백 개의 아우라' '5세 아이가 쌓은 산성' '계엄령' '쥐사장' 정도의 키워드를 눈치챌 수 있는 관객이라면 그닥 급작스럽달 것도 없다. 평소 <나꼼수>같은 정치풍자에 익숙해있는 세대라면 더욱 그렇다. 한바탕 재밌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러나 이게 영화가 아니라 진짜 현실이라고 가정한다면, 그야말로 '이보더 더 끔찍할 수 없는 영화'다. 어쨌거나 '똥'얘기에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시 묻고싶다. 과연 요즘 우리사회는 똥보다 낫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