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라는 노랫말로 1990년대 말 국민가요가 됐던 <어머님께>. 뮤직비디오 중 한 장면
JYP 엔터테인먼트
우리는 흔히 '엄마는 피자, 아이스크림 같은 것을 싫어한다'고 알고 있다. 1990년대말, 국민가요였던 <어머님께>(GOD)의 가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어머님은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이처럼 자식들에게 맛있는 것을 양보하는 엄마의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또한, 엄마들은 몸에 좋지도 않은 인스턴트 음식을 먹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그런 음식들을 잘 사주지 않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엄마는 피자와 아이스크림 같은 패스트푸드는 좋아하지 않거나 잘 사주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생기기도.
그런데 이런 선입견이 확 깨지는 사건이 있었다. 3년 전, 엄마가 오랜만에 부천집에 오셨다. 언니와 나는 엄마에게 피자를 사달라고 졸랐다. 당연히 안 된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던 엄마. 언니와 나는 엄마의 입에서 '집에 가서 밥이나 먹자'는 말씀이 나올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게 웬 걸. 엄마는 흔쾌히 "피자를 사겠다"고 말씀하셨다. 언니와 나는 완전 횡재했다는 생각에 신이 났다. 그런데 더 신나는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가 동네 피잣집이 아닌 '미OO 피자'를 사주셨던 것.
"엄마는 여기 피자가 참 좋더라, 깔끔하고!"그날을 계기로 엄마는 당연히 패스트푸드를 싫어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확 깨졌다. 이후 엄마와 카페도 가고 햄버거도 먹으러 다닐 수 있게 됐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재미를 발견했다고나 할까.
다양한 일을 겪으며 새롭게 알아가는 엄마의 모습. 엄마와 한결 더 친해진 것 같다. 그 어떤 친구보다도 좋고 내 마음을 잘 이해하는 내 친구 '엄마'. 어린 시절에는 항상 자식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시느라 여념이 없었다면, 이제는 사회에 적응해가는 자식들의 마음이 외로워질까 봐 새로운 모습으로 자식과 친구가 돼 주시는 듯하다. 엄마의 재발견. 내 인생 최고의 친구가 된 엄마와 보낼 시간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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