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하노버여기는 작은 전철역
김준희
전철을 타려고 역에 왔는데 뭔가 이상하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역무원이 보이지 않는다. 역무원이 평소에 앉아있을 만한 그런 공간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 지하철역에 있는 폐쇄형 개찰구도 없다. 여기는 하노버 전철 6호선 끄트머리에 있는 작은 역이다. 역무원도 개찰구도 없는 걸 보니까 언뜻 전철역이 아니라 버스정거장처럼 보일 지경이다.
전철표는 플랫폼에 있는 자판기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자판기에는 지폐가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사전에 동전을 준비해야 한다. 표의 종류도 여러 가지라서 편도일반권, 왕복일반권이 있고 특정 구간 내에서 하루 동안 몇 차례건 탈 수 있는 표, 그러니까 1일 이용권도 있다.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은 데다가 자꾸 표 구입하는 것도 귀찮아서 그냥 1일 이용권을 구입했다. 가격은 4.5유로(한화로 약 7000원). 그런데 표를 검사하는 사람이나 장소가 없다. 내가 돈 주고 표를 구입했다는 것을 누군가에게 확인 받아야 할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하는 사이에 전철이 들어왔고 나는 안에 들어가서 자리에 앉았다. 전철 내부 좌석도 여러 형태다. 우리나라의 지하철처럼 양쪽 벽에 등을 댄 좌석도 있고 기차좌석처럼 두 명씩 마주보고 앉는 좌석도 있다. 그리고 장애인이나 영유아들, 흔히 말하는 '교통약자'들을 위한 자리도 있다.
그런 자리는 의자를 올리고 내릴 수 있게 되어 있다. 사람들이 의자를 내리고 앉아있다가, 휠체어나 유모차가 들어오면 자리를 양보하고 의자를 올려서 벽에 붙인다. 그러면 그 공간에 휠체어나 유모차가 자리를 잡는 것이다. 출입문 위에는 복잡한 하노버 전철 노선도가 붙어 있다.
검표하지 않는 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