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선생님의 제자 나이, 합이 2750살?

어르신 들, 컴퓨터 교육으로 세상에 눈뜨다

등록 2012.05.07 16:05수정 2012.05.07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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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선생님 어르신들, 오늘은 파워포인트를 배워봐요
열정적인 선생님어르신들, 오늘은 파워포인트를 배워봐요김환희

강릉문성고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정보근(33·여) 선생님은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강릉시가 주관하는 시민정보화교육 강사로 1년 6개월 동안 일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두 아이를 둔 가정주부로서 "부모님과 같은 어르신들이 결석 한 번 하지 않고 향학열을 불태우는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며 "여건이 된다면 지속으로 이 일을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선생님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바쁜 일정에도 시간을 할애해 강릉시청 4층 정보화 교육장에서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시간(09:30-11:30)씩 지역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터넷 활용을 비롯하여 컴퓨터 관련(한글, 엑셀, 블로그, 파워포인트 등) 기초 지식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어르신들이 제일 관심을 갖는 강좌가 인터넷 활용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 수 있다는 사실에 많이 놀라워하는 눈치라고 합니다. 정 교사는 "인터넷 활용하는 방법을 배우고 난 뒤, '세상에 눈뜨게 해줘서 고맙다'며 우스갯소리로 나에게 '심청이'라는 별명을 붙여준 한 어르신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습니다.

친절한 선생님 어르신, 파워포인트에 도전하다
친절한 선생님어르신, 파워포인트에 도전하다김환희

이렇게 고마울 때가... 선생님 덕에 자신감이 생겨요
이렇게 고마울 때가...선생님 덕에 자신감이 생겨요김환희

세상 참 좋아졌네요 인터넷 덕에 세상에 눈뜨게 되었네요
세상 참 좋아졌네요인터넷 덕에 세상에 눈뜨게 되었네요김환희

무엇보다 대부분의 강좌가 이론보다 실습으로 이뤄지기에 여기저기 똑같은 내용의 질문을 여러 번 받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고희가 넘으신 시골에 사시는 한 할머니는 시력이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난청으로 들리지 않아 똑같은 말을 수십 번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할머니는 몰랐던 내용을 가르쳐 준 것에 대한 고마움으로 직접 재배한 야채와 과일을 갖다 주기도 한다고 하네요.

한 할아버지는 "외국에 살고 있는 자식에게 이메일을 써보는 것이 소원"이라며 한글을 가르쳐 줄 것을 여러 번 요청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타가 날 때마다,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화를 내시며 부지불식중 한숨을 내쉬어 주위사람들로부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고 합니다. 노력 끝에 내용 작성에 성공하여 메일을 보낸 뒤, 감격의 눈물을 흘리시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정 교사는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훌륭한 가르침의 탓일까요? 처음 시작할 때 20여명이었던 인원이 이제는 정원 50명을 훨씬 넘길 정도입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시민 정보화 교육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이지요. 많은 나이에도 노익장을 과시하는 어르신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뿌듯하다고 정 선생님은 말합니다.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시민육성의 일환으로 강릉시가 마련한 시민정보화 교육은 시청홈페이지 시민정보화교육 사이트에서 신청이 가능하며 수강료는 무료입니다.

갈수록 인기 짱 정보화 교육장을 꽉 메운 어르신들
갈수록 인기 짱정보화 교육장을 꽉 메운 어르신들김환희

#강릉문성고 #스승의 날 #강릉시 #정보화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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