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컷뉴스] '목잘린 만화' 이준석, 문재인 찾아가..."죄송"

문 상임고문 손잡은 이 비대위원 "존경하던 분인데..."

등록 2012.05.08 14:46수정 2012.05.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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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 8일 오후 5시 20분]

유성호

자신의 페이스북에 손수조 새누리당 총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당 당선자의 목을 베는 만화를 올려 비난을 받은 이준석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 8일 문 당선자를 찾아가 고개를 숙였다.

이 비대위원은 이날 오후 2시경 국회 앞의 한 빌딩 1층 로비에서 문 당선자를 만나 "평소 존경하던 분인데 이런 일로 처음 뵙게 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당선자는 웃는 표정으로 이 비대위원의 손을 맞잡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문 당선자는 이 비대위원에게 "아까 얘기했잖아요"라고 화답했다. 이 비대위원이 이날 오전 문 당선자에 전화를 걸어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이 비대위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만화가 논란이 되자 문 당선자의 동선을 파악해 이 빌딩 1층에서 80분 정도를 기다려 직접 사과했다. 이 비대위원이 이렇게 사과에 공을 들인 것은 문제의 만화를 올린데 대한 비난 여론이 쉽사리 잦아들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준석, 문재인 직접 만나 사과

지난 7일 오후 9시 10분경 이 비대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문제의 만화가 연결된 주소를 게시했다. 이 비대위원은 "글을 쓰고 40분쯤 지난 후 페이스북 친구가 '이 만화는 문제가 있다'고 알려줘 즉시 삭제했다"고 밝혔다. 문제의 패러디물을 이 비대위원이 게시하고 나선데 대해 트위터 등 온라인상의 비난이 빗발쳤고 이 비대위원은 다음날 새벽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내용을 세밀하게 살피지 못했다'는 해명성 사과글을 올렸다.

8일 오전 민주통합당은 대변인과 부대변인 이름으로 연이어 논평을 발표하며 이 비대위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이렇게 흉악하고 예의 없고 적개심으로 가득한 것이 '박근혜 키즈(꼬마)'들의 정신세계란 사실에 경악스럽다"며 이준석 비대위원의 사퇴와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으로 포털사이트 '다음'을 거쳐 트위터에서 '이준석 문재인'으로 검색하면 찾을 수 있는 글이 9421개에 달했다. 이 비대위원이 사과 뜻을 밝혔음에도 대부분은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트위터 사용자 ds4**)" "명예훼손죄는 충분히 걸릴 것(auto****)"등 이 여론의 비난이 거셌다.

"긴 만화 스마트폰으로 보느라 제대로 확인 못해"


문제가 된 만화는 일본작가가 그린 <삼국지> 내용을 패러디해 등장인물 얼굴에 이 비대위원과 문 당선자, 손수조 후보, 박근혜 비대위원장 등을 합성한 것이다. 원작에서는 관우가 조조의 지시로 전투 끝에 적장의 목을 베고 조조에게 돌아와 그 목을 땅바닥에 내던진다. 패러디에는 조조가 이 비대위원, 관우가 손수조, 적장이 문 고문이었던 것.

이 비대위원은 8일 오전 1시 문 고문의 트위터 계정으로 글을 보내 사과했다. 이어 "해당 만화는 64컷의 다소 긴 만화였고 마지막 부분에 있는 매우 부적절한 내용을 확인하지 못하고 링크했다"며 "문재인 당선자님의 명예를 훼손하고 시민들께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인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또 이 만화는 "직접 제작한 것은 아니며 트위터 메시지로 전달받았다"고 해명했다.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이 만화는 37개 장면으로 이루어져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으로 다 보기엔 긴 편이었다. 문 고문의 목을 내던지는 장면은 만화 끝부분에 2회 등장했다.

정치인을 비하한 패러디물로 논란이 일었던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에는 한 누리꾼이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에 영화 <해피엔드> 포스터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의 얼굴을 합성해 올렸다. 당시 한나라당은 "노무현 대통령이 사과하지 않을 경우 대통령을 상대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강력 반발했다.

이에 이병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박 비대위원장에게 사과의 뜻을 밝히는 한편 청와대 홈페이지 관리책임이 있는 안영배 당시 국정홍보비서관을 문책했다.
#이준석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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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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