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쓰레기가 가축 사료 첨가제로

수태율 껑충, 폐사율 급락

등록 2012.05.09 14:19수정 2012.05.0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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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9일 오전 대화농장 윤종옥 대표가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사료 첨가제를 들어 보이고 있다.

9일 오전 대화농장 윤종옥 대표가 음식물쓰레기로 만든 사료 첨가제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정혁


골칫거리였던 군부대 음식물쓰레기를 사료 첨가제로 변신시킨 한 군인의 아이디어가 축산농가에 큰 도움이 돼 화제다. 음식물쓰레기가 사료 첨가제가 된 것은 전국 최초 사례다.

충북 9715부대 강아무개 사령관은 남은 음식물 처리에 고민하다가 지난해 12월 남은 음식물 자원화 회사인 '비오투'와 MOU를 체결했다. 올해 1월 음식물 자원화 설비를 부대 내에 설치해 음식물쓰레기를 전량 사료 첨가제로 제조해 축산 농가 4곳에 공급 중이다.

이 사료 첨가제는 지난 1월 21일 축산농가에 공급되기 시작했으며, 110여 일에 걸친 실증 시험 결과 기존 미생물 첨가제에 비해 월등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에 참여한 음성군 삼성면 대화농장 윤종옥(53, 충북양돈연구회장) 대표는 3만 두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 군부대로부터 월~금요일까지 1일 300kg의 사료 첨가제를 제공받아 돼지의 종류에 따라 사료 1톤당 3~5kg의 첨가제를 섞어 먹이고 있다.

윤 대표는 "1kg당 4000원이나 하는 미생물 쓰는 것보다 1kg에 500원 정도 하는 이 첨가제가 10배 이상 돼지에게 이롭다"고 극찬했다. 미생물 첨가제를 사는 데 1개월에 1200만 원 정도가 들었지만 지금은 150만 원이면 해결된다.

a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사료 첨가제는 빵가루 냄새가 났고, 짠맛이 전혀 없다.

음식물 쓰레기로 만든 사료 첨가제는 빵가루 냄새가 났고, 짠맛이 전혀 없다. ⓒ 정혁


대화농장 돼지에게 사료첨가제를 투입한 결과 어미돼지는 무유증(젖이 안 나오는 증상)과 설사가 없어졌으며, 발정율은 높아졌다. 또 사료 첨가제를 먹이기 전에 비해 1~2마리의 새끼를 더 낳고, 수태율도 70%대에서 90%대로 껑충 뛰었다.

새끼돼지와 비육돈의 폐사율이 50%가량 줄었고 돈사 내 악취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새끼돼지는 태어난 지 21일이면 젖을 떼는데 이 시기 몸무게가 평균 2kg이나 상승한 것도 크게 달라진 변화다.


또한 사료 첨가제를 먹인 이후 돼지의 건강 검진을 실시한 결과 흉막 폐렴, 대장균증 살모넬라증 등이 모두 음성으로 조사돼 안전성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 사령관은 "부대 내에서 발생하는 남은 음식물을 자원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며 "군부대의 남은 음식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동시에 FTA를 맞은 축산 농가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사령관은 이어 "국방부에 남은 음식물 처리 현황을 보고한 이후 많은 부대 관계자들이 견학을 다녀간 후 호평을 받고 있다."며 "국방부와 육군본부 등 관련기관에 건의해 이 사업이 더욱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이 전 군과 학교로 확대될 경우 골칫거리였던 음식물 쓰레기가 자유무역협정으로 고통을 겪는 축산농가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음식물쓰레기 #사료 첨가제 #윤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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