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발' 9호선 요금인상, 박원순 '제압'

9호선 "500원 인상 철회, 대국민 사과"... 서울시 협상 재개

등록 2012.05.09 09:22수정 2012.05.09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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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9일 오전 11시 50분] 

 서울메트로9호선(주)이 지난 4월 14일 각 역사와 홈페이지에 공고한 지하철 운임 인상 공문.
서울메트로9호선(주)이 지난 4월 14일 각 역사와 홈페이지에 공고한 지하철 운임 인상 공문. 화면캡처

일방적인 요금 인상으로 논란을 빚었던 서울메트로9호선(주)(이하 '9호선 주식회사')가 요금 인상을 보류하고 '대국민 사과'를 하겠다고 9일 밝혔다. 그동안 '선사과 후협상'을 주장해왔던 서울시는 9호선 주식회사와의 협상을 재개한다.

9호선 "본의 아니게 심려 끼쳐드린 점 사과"

9호선 주식회사는 이날 오후 자사 홈페이지와 각 지하철 역사에 게재 예정인 사과문을 통해 "그동안 고객님께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금번 요금인상과 관련하여 서울시와 당사 간에 실시협약의 내용과 제반법령의 해석에 이견이 발생하여, 부득이 6월 16일부터 적용하기로 했던 요금인상에 대해서는 잠정적으로 보류하고, 서울시와의 이견조율 및 검토를 통해 원만한 협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9호선 주식회사는 전날(8일) 이사회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9호선 주식회사는 지난달 14일 오는 6월 19일부터 9호선 운임을 500원 인상한다는 내용을 기습 공고했다. 당시 공문에서 9호선 주식회사는 "현재까지 운임 수입 및 운영비 부족에 따른 적자 확대가 지속되어 더 이상은 정상적인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되었다"고 요금 인상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후, 9호선 주식회사 측이 이명박 서울시장 재임 시절인 2005년 실시협약 체결 당시 '특혜'에 가까운 '불공정 협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9호선 주식회사는 여론의 역풍을 맞았다. 최소운영수입보장제(MRG)에 따라 8.9%의 세후 실질 수익률을 보장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대주주단이 챙긴 고금리 이자는 9호선 적자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9호선과의 협약 실무를 주도했던 이인근 전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현 서울시립대 교수)이 9호선 주식회사의 2대 주주인 맥쿼리 인프라 주식 1만 3000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역시 논란이 되었다.

급기야 서울시의회는 지난 3일 지하철 9호선, 우면산 터널 등 민간투자사업 협약 체결 과정에서 불거진 특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행정사무조사에 들어갔다.


서울시 "늦었지만 다행... 시민 이익 최대한 보장되도록 협상"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시민들이 갑작스럽게 500원 오른 요금을 내고 9호선 지하철을 탈 일은 전혀 없다고 믿어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적어도 이번에는 없다"며 "요금은 서울시가 동의하지 않으면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3일 오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 자신의 집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시민들이 갑작스럽게 500원 오른 요금을 내고 9호선 지하철을 탈 일은 전혀 없다고 믿어도 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적어도 이번에는 없다"며 "요금은 서울시가 동의하지 않으면 올릴 수 없다"고 말했다. 유성호

9호선 측의 요금인상 공고에 대해 서울시는 줄곧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요금 500원을 더 내고 9호선 탈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윤준병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서울메트로9호선(주)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던 지하철 9호선 요금인상계획을 철회하고, 사과한 것에 대해 늦었지만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윤 본부장은 "그동안 언론과 의회 등을 통해서 제기된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원만히 조율하면서 시민의 이익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민자사업 전반에 대해서도 구조적 문제점을 점검하고 합리적으로 제도적 보완을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윤 본부장은 '재협상'의 내용과 관련해 "수익률, 금리, 부속사업 등 그동안 불합리하다고 지적되어온 문제들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100~200원 정도 인상될 수 있는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윤 본부장은 "서울시 측에서 100원~200원 정도는 용인한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이번 협상은 요금표에 들어있는 전반적인 내용을 바꾸기 위한 협상"이라면서 "최대한 시민들의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방향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9호선 #지하철 9호선 #서울시 #박원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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