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예술적 재능을 지닌 박소정씨. 전통에서 현대를 넘나들며 다종예술가의 길을 걷고 있다.
이돈삼
본격적인 다종예술가 수업은 야학을 그만두면서 시작됐다. 목재와 철물 중간도매업을 하면서 바쁘게 살던 어느 날, 서울 대학로에서 연극 조연출을 하는 친구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금세 공감대를 이룬 그녀는 일요일마다 연극을 하는 친구와 함께 무대와 거리공연 프로그램 기획을 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배우들이 중간에 그만두면 '대타'로 연극무대에 서기도 했다.
"본의 아니게 이것저것 배우고 또 하게 되더라구요. 그나마 여유가 조금 있었기에 가능했지, 안 그랬으면 저도 도망갔을 거에요."
연극 공연과 기획을 하면서 악기도 배웠다. 하모니카와 오카리나 연주를 배운 게 이 때였다. 탱화, 단청 등 전통문화를 접한 건 해남으로 내려오면서부터다. 남편 따라 고향 해남으로 다시 돌아온 박씨는 지난 1997년 문화재관리학과에 입학, 늦깎이 대학생활을 시작했다. 이때 유형문화재인 고영을 선생과 낭월 스님을 만나면서 탱화를 익혔다.
전통문양과 어우러지는 수제의류 수출을 하고 해외여행 가이드를 하면서 보릿대를 이용한 맥간(보릿대)공예도 배웠다. 단청을 다른 공예로 풀어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한 일인데, 그동안 작품전도 몇 번 열었다. 보릿대의 은은한 빛깔이 빚어낸 세련미가 매력적인 맥간공예는 전통에 현대미를 가미한 공예예술로 꼽히고 있다.
나무에 작품을 새기는 서각도 그때 배웠다. 해금 연주도 익히고 강강술래와 판소리도 배웠다. 판소리는 전국대회 장려상을 받았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일... 계속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