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사진 앞쪽 작은 배)은 입·출항하는 대형선박을 끌어당기거나 밀어 부두에 이·접안시키는 역할을 하는 배다. 덩치는 작지만 고마력의 힘을 가졌다.
김상현
포항지방해양항만청이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예선 배선조건을 조장했다는 의혹(관련기사:
포항항만청 특혜의혹... 이래도 됩니까)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예선 배선방식과 사용절차 등을 결정하는 포항항 예선운영협의회(예운협)가 편파적으로 구성됐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예운협 운영규정에 따르면 협의회 구성원은 총 9명이다. 예선업자 대표 3인, 선사대표 3인(선사추천 화주 1인 포함), 해운항만전문가 3인(도선사 1인, 항만청 항만물류과장 포함)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예선업자 대표 3인의 결정 과정이다. 예선업자 대표 3인은 예선업자단체인 한국예선업협동조합 포항지부의 추천으로 결정된다.
그런데 예선업협동조합 포항지부장을 맡은 동신해운 대표 장성호 회장이 예선업체 4곳 중 자신과 동신해운의 자회사 격인 포항예선의 진두현 대표를 추천했다. 선사 측은 예선업자 대표 3인 중 두 자리가 장성호 회장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포항예선 진 대표는 포항 출신으로 1998년 3월부터 1999년 9월까지 포항지방해양항만청장을 지냈다.
이 때문에 선사 측은 "십수 년 동안 예운협 회장을 맡아온 장 회장이 협의회를 불합리하고 편파적으로 구성해 정해진 결론으로 몰아가려고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지난 4월 예운협 회의에서 고성이 오가는 등 선사 측의 항의가 있었지만 예운협 구성과 회장교체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선사 관계자는 "매출 규모나 예선보유 척수를 기준으로 보면 M사의 대표가 운영위원을 맡는 게 당연한 일"이라며 "협의회 의결 때 한 표를 더 행사해 동신해운에 유리한 결정을 하려는 꼼수"라고 말했다.
또 다른 선사 관계자는 "동신해운은 십수년동안 포항 예선시장을 독과점해 오다시피 한 업체다. 최근 문제가 된 예선 운영방식도 동신해운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본다. 최근 신생업체의 진출로 타격을 우려한 것 같다"며 "기존 선사와 유대관계를 잘 해왔다면 이럴 필요까진 없는 것 아니냐. 17~18년을 장 회장 혼자서 맡아 온 예운협 회장 교체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동신해운 측은 절차를 지켰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예운협 간사를 맡고 있는 동신해운 윤천수 과장은 "한국예선업협동조합 회의를 빌어 예선업체 4곳이 서로 협의해 결정했다. 이후 동신해운, 포항예선, 해양환경관리공단을 운영위원으로 추천했기 때문에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예선운영위원으로 추천받지 못한 M사 관계자는 "운영협의회 구성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며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동신해운은 포항항 예선 전체 매출추정액 90~100억 원 중 70~75억 원을 차지해 포항항 예선시장의 약 75%를 점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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