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구마모토현지사 답변에 대응수위 '고심'

구마모토현지사 "교과서 채택, 관여할 입장 아니다"

등록 2012.05.15 15:48수정 2012.05.15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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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도 남궁 영 도 국제통상실장이 구마모토교육위원회가 채택한 공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를 소개하며 대응방침을 밝히고 있다.
충남도 남궁 영 도 국제통상실장이 구마모토교육위원회가 채택한 공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를 소개하며 대응방침을 밝히고 있다.심규상

일본 구마모토현지사가 역사왜곡교과서를 중학교 부교재로 선정한 결정을 철회해 달라는 충남도지사의 요청을 사실상 거절했다. 당초 강경대응 기조를 밝혔던 충남도는 향후 대응수위와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충남도는 15일 오전 11시 도청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바시마 이쿠오(蒲島 郁夫) 구마모토현지사의 회신문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달 19일 안희정 충남지사가 남궁 영 도경제통상실장을 특사로 파견해 전달한 항의서한문에 대한 공식 답변이다.

가바시마 현 지사는 회신을 통해 "일본에서는 교육의 중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 독립된 교육위원회가 결정하게 돼 있다"며 "구마모토 현지사로서는 그 결정에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는 안 지사의 요청에 대해 거절의 뜻을 밝힌 것이다.

충남도 "수긍 할 수 없다... 30일 토론회 통해 대응수위 결정"

이에 앞서 안 지사는 지난 달 항의서한문을 통해 '구마모토 현립 3개 중학교에서 올해부터 왜곡 부교재를 사용하도록 예산을 지원한 데 대해 깊은 유감'의 뜻과 함께 '이미 배포된 부교재가 해당 학교에서 사용되지 않도록 조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충남도는 관계자는 "전혀 수긍할 수 없다"며 "일본의 경우 구마모토현 교육장을 현지사가 임명하고 있어 현청과 현교육위원회는 형식적으로 독립돼 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현 지사의 의지에 따라 정당한 절차를 밟지 않고 채택된 교과서 사용을 보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충남도는 일단 "조급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단호하게"라는 대응 기조를 밝혔다. 하지만 '단호한 대응'의 내용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오는 30일 오전 소회의실에서 충남도와 도의회, 도교육청, 시민단체 및 전문 연구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지방정부로부터 만들어가는 동아시아평화'를 주제로 전문가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또 내달 예정돼 있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에서 일본 왜곡 교과서 불채택을 위한 방안을 공식 의제로 올려 논의하기로 했다.

남궁 영 도 경제통상실장은 "전문가 토론회는 내부인식 확산 및 도민의견 수렴을 위한 자리"라며 "이를 통해 공조체계를 만들고 구체적인 대응수위 및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구마모토현 감사위원회, 오는 18일 주민감사청구 건 의견청취

이와 관련 일본 구마모토현 감사위원회는 일본 구마모토현 시민단체(교과서네트 구마모토)가 구마모토현 교육위원회를 상대로 청구한 주민감사 청구건과 관련 오는 18일 오전 9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양 측 관계자로 의견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오마이뉴스>는 구마모토현 감사위원회 의견진술 내용을 현지취재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교과서네트 구마모토(공동대표 호리 고타로 구마모토대학 교수)는 지난 달 27일
의 구마모토현교육위원회가 올해부터 현립중학교 3곳에서 역사왜곡이 심한 '새로운 역사 교과서를 만드는 회'의 흐름을 잇고 있는 이쿠호샤 판을 공민과목 부교재로 채택한 데 대한 주민감사를 현감사위원회에 청구했다.

이들은 감사청구서를 통해 "역사왜곡이 심한 공민 교과서 부교재 구입비용을 구마모토현에서 주민세금으로 부담한 것은 위법하며 바람직한 한일관계와 29년째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구마모토와 충남도와의 오랜 우호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한편 구마모토 현 교육위원회는 지난 해 현내 3개 현립중학교 공민교과서 부교재로 독도영유권 등 외무성 입장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는 이쿠호샤(育鵬社)판을 채택했다. 이 부교재에는 또 주변국과의 관계와 관련 '군사력을 통한 안전보장 강화만이 일본이 살아남을 길이고 평화는 군사력을 통해서만이 지킬 수 있다'고 서술하는 등 일본의 군국주의를 합리화하고 있어 한일 외교는 물론 지방외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구마모토현 #역사왜곡 #충남도 #가바시마 이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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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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