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펭귄이 도시에 나와 낮잠을 잔다면"

인천의제21, 에너지기후 대책기구 설립 예정..."시민의 힘으로 햇빛발전을"

등록 2012.05.17 19:44수정 2012.05.17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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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양광발전시스템 계통도<출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태양광발전시스템 계통도<출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정민
태양광발전시스템 계통도<출처.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 이정민

"지난해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태양광발전, 일명 햇빛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었습니다. 이에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타 도시들도 벌써부터 이런 신재생에너지대책마련을 강구하고 있습니다. 인천도 이런 흐름에 힘입어 시민의 힘으로 햇빛발전소를 만드는 일에 적극 나서고자 간담회를 개최합니다."

 

박흥렬 인천의제21 사무처장은 오는 5월 25일 오후 2시부터 인천YMCA 회의실에서 가칭 '인천시민 햇빛발전추진간담회'를 개최한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수차례에 걸쳐 시도된 태양광에너지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보기 위한 거버넌스 구축을 목표로 진행된다. 그런 의미로 공공기관, 태양광기업, 언론, 종교, 협동조합, 학계,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책임자 50명이 모여 실질적 에너지 전환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이미 지난 2006년,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에너지의 날을 맞아 '인천시민햇빛발전소추진단' 발대식을 개최한 바 있다. 당시 사업내용에 따르면, 인천지역 건물 옥상에 1억 원의 비용을 들여 약10kw의 발전규모로 연간 약 1만1500kwh를 생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러 이유로 사업이 구체화되지 못했다.

 

박 처장은 이번 간담회 배경에 대해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국가적 차원에서도 재생에너지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지원제도가 발전차액지원제도(FIT)에서 의무할당제도(2010년, RPS)로 전환하면서 시민 참여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어서 이를 보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처장은 "곧 발효될 협동조합법으로 인해 에너지 부문에서도 협동조합 설립이 가능

하게 되었다. 협동조합을 통한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출자에 의한 에너지 민주주의를

실험해 보는 계기가 마련되었음"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박 처장은 "이런 시민의 참여와 출자를 통해 에너지 과소비지역인 인천이 에너지 사용을 효율화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림으로써 인천지역의 에너지 전환 모델을 제안하고 추구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지않아 펭귄이 도시에 나와 낮잠을 잔다면

 

전 세계는 지금 온실가스 증가로 인한 지구 온난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기후에너지협약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온도 상승률이 2100년엔 6.4도까지 상승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는 지구의 마지막 빙하기 기준으로 볼 때 불과 5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것이다.

 

이를 비유해 한 환경평론가는 "이러다가 머지않아 남극의 펭귄들이 대도시로 나와 낮잠을 자는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조롱했다. 또한 환경전문가인 올리버 티겔은 "온도가 이대로 계속 상승하면 6500만 년 전 공룡이 멸종했듯 지구상의 수많은 생물이 사멸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지난 2009년 코펜하겐 협정을 통해 ▲ 2050년까지 산업화 이전 시기보다 2도 이상 기온 상승 제한 합의 ▲ 개도국에 2012년까지 총 300억 달러, 2020년까지 연간 1000억 달러 지원 ▲ 선진국은 2010년 1월까지 교토의정서보다 강화된 탄소 감축 목표 제출 ▲ 열대우림 훼손 방지를 위해 산림이 흡수한 탄소량에 따라 배출권 제공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협정도 지난 2005년에 체결한 교토의정서와 마찬가지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환경을 시장의 먹잇감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지난 2010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렸던 '기후변화당사국 총회'에서는 현실적으로 고통 받는 군소도시국가들의 실질적 해결책을 선보여 세계적 관심을 끌었다.

 

즉 존경과 인권, 평등을 가치로 내세운 '기후정의운동'이 새롭게 선을 보인 것이다. 이들은 당시 '기후변화가 아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모토 하에 선진국과 초국적기업에 의해 주도되는 시장접근 식 협약거래를 중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인천도시생태환경연구소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아직 햇빛발전(태양광발전)의 전기 생산단가는 화력이나 핵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생태경제학자는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비용을 고려하고, 또 안전한 처리방법을 찾을 수 없는 치명적인 핵폐기물을 생각한다면 햇빛발전이 훨씬 저렴하다는 주장이다.

 

이미 햇빛발전이 활성화되어 있는 덴마크는 민간이 생산한 전기를 정부에서 높은 가격으로 구입하면서 민간 차원의 기술혁신과 보급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특히 독일은 민간 차원의 기술개발이 축적되고 보급이 확장되면서 이 방면으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여전히 원자력 위주의 에너지정책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2015년까지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98년 27.5%에서 34.2%로 늘릴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이에 대해 자신의 블로그 논평을 통해 "사상 초유의 블랙아웃 직전 사태를 맞고도 우리 에너지전환대책은 아직 미비한 실정이다. 앞으로 20년 후면 에너지 수급 불균형, 50년 후에는 거의 고갈상태가 된다"며 "이러한 상황이 벌써 현실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는 상태에서 신재생에너지 개발은 국가적으로 해야 할 더욱 시급한 과제"라고 제언했다.

#인천의제21 #시민햇빛발전추진단 #신재생에너지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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