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순씨.
권우성
지난 2004년 6월 <일본은 없다>의 표절 의혹을 제기했던 유재순 < JP뉴스 >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인사동 케이알뉴스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전 의원이 대법원에 상고까지 한 것은 자신의 권력을 믿었기 때문"이라며 "전 의원은 권력지상주의자"라고 꼬집었다.
유 대표는 "전 의원의 <일본은 없다>는 3분의 2가 표절이고 도작"이라며 "<일본은 없다>에서 전 의원의 이야기는 교통사고 당한 일, 술집 이야기, 집 얻는 경험 정도"라고 거듭 표절을 주장했다.
하지만 전 의원은 <미디어오늘>과 한 전화통화에서 대법원의 '표절' 확정 판결에 "법이 모든 것의 잣대는 아니다"라며 "표절이 아니라 아이디어 인용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유 대표는 "전 의원은 1심 재판 때는 '좌파정권과 <오마이뉴스>라는 좌파언론이 유재순을 사주했다'고 했고, 2심 때는 '재판부에 문제가 있다'고 했다"며 "그런데 이번에는 아이디어 인용이라고 하는데 나중에는 어떻게 (변명)하려나?"라고 지적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유 대표가 <일본은 없다>의 표절 의혹을 제기한 이후에 전 의원이 승승장구했다는 점이다. 전 의원은 한나라당 대변인을 거쳐 재선에 성공했다.
이에 유 대표는 "대한민국은 이상한 나라"라고 탄식했다. 그는 제수 성폭력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형태 새누리당 당선자와 논문 표절 의혹에 휩싸인 문대성 새누리당 의원을 언급하면서 "그런 사람을 뽑아주고 본인들도 그만두지도 않는다는 게 문제"라며 "정상적인 나라가 그렇게 할 수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유 대표는 지난 2010년 1월 2심에서 승소한 이후 전 의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소송을 하려면 인지대 등 돈이 많이 들어가 그동안 청구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내 명예훼손, 정신적 피해와 관련한 손해배상 청구를 변호사와 상의할 계획"이라고 '역소송'을 예고했다.
이어 유 대표는 "전 의원은 1차는 <일본은 없다> 독자에게, 2차는 국민에게, 3차는 내게 사과해야 한다"며 "하지만 나는 전 의원이 사과하더라도 그것을 받아주지 않겠다"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유 대표는 "일본에서는 거짓말하면 책임지고 그만두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다 오리발 내민다"면서 "그나마 법원의 최종판결이 나와서 다행인 것은 전 의원이 정치인으로서 복귀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유재순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정몽준 의원도 전 의원을 다시 기용하지 못할 것"- 전여옥 의원이 2004년 소송을 제기한 이후로 전 의원을 만난 적 있나? "7년여 동안 만난 적도, 전화통화 한 적도 없다."
- '표절' 확정판결 소식을 들었을 때 기분이 어땠나? "기쁘다고 하면 이상하지 않나? 당연한 일이니까. 사필귀정, 인과응보다. 뿌린 대로 거둔 것이다."
- 대법원 확정판결로 7년여의 표절 소송이 끝났는데. "전여옥 의원이 헌법소원을 신청할 수도 있지 않겠나?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다. 그나마 법원 최종 판결 나와서 다행인 건, 정치인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사실이다. 정몽준 의원도 전 의원을 기용하지는 못할 것이다."
- 대법원은 "전해들은 취재내용과 소재, 아이디어 등을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이를 인용해 책을 저술했다"고 판결했는데, 만족스러운가? "판결문을 다 보지는 못했다. 다 만족스럽지는 않다. 난 법정에서 전여옥 의원에게 말로 전해준 이야기는 (표절사례로) 거론하지 않았다. <일본은 없다>에서 전 의원 이야기는 교통사고 당한 일, 술집 이야기, 집 얻는 경험 정도다. (전여옥·유재순의 일본인 친구인) 세키네 히로코씨는 전 의원이 일본어 번역을 부탁했지만 거절했다는 이야기를 알려줬다."
- 전여옥 의원은 오늘 "아이디어 인용"이라고 반박했다. "1심 때는 좌파정권과 <오마이뉴스>라는 좌파언론이 유재순을 사주해서 표절을 주장했다고 했다. 2심 때는 재판부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는 인용 문제를 들먹인다. 나중에는 어떻게 하려나. 일본에 있을 때 전 의원이 3박4일간 우리 집에서 자고 갔다. 2~3개월 후에 책(<일본은 없다>)이 나왔다. 그때 복사해갔다. 그건 도작이다."
- 일단 대법원 판결로 전여옥 의원이 한 발 물러섰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 "전여옥 의원에게 그런 것을 기대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KBS 기자 시절부터 있었던 전 의원의 삶을 보면 알 수 있다. 전 의원이 특파원으로 나갈 때나 들어올 때 여기자들이 환송회나 환영회를 안 해줬다. 한 KBS 여기자는 나한테 "미친×한테 물린 셈 치세요"라고 말했다. 난 전 의원에게 도움받은 것이 없다. 오히려 전 의원의 이화여대 선배가 나에게 '전 기자가 어려운 상황이니 (일본의) 인맥을 소개해주고 여러 자료도 줘서 도와주라'고 부탁했다."
- 그런데 결국 전여옥 의원에게 배신당한 것 아닌가? "철저히 이용당했다."
"1심 때는 '좌파언론-좌파정권 합작품이라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