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남소연
이변은 없었다. 친박 강창희 의원(6선·대전 중구)이 정의화 의원(5선·부산 중동구)을 꺾고 새누리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강 의원은 1일 오후 열린 당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총 136표 중 과반 이상인 총 88표를 얻어 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강 의원이 오는 2014년까지 국회를 이끌 수장이 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지금까지 국회 관례상, 다수당의 추천 후보를 국회의장으로 선출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사 25기 출신인 강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 쿠테타에서 핵심 역할을 한 군내 사조직 '하나회' 출신인 점을 두고 논란이 계속될 여지가 높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하나회 출신이 국회의장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국회가 언제까지 이렇게 과거회귀형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며 "군부독재에 짓밟혀 고난을 당한 대한민국 역사 앞에 솔직한 사과가 있어야 국회의장으로서 떳떳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화, '하나회 과거 전력' 집중 공략했지만 역부족'경쟁자'였던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정견발표에서 강 의원의 '하나회' 전력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는 "오늘 경선은 국회 수장을 뽑는다는 차원을 뛰어넘어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저 정의화는 지난 96년 초 김영삼 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로 축출된 신군부 출신 의원 대신 발탁돼 정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5공 하나회 출신의 강 의원을 직접 "구태 과거 세력"으로 지목한 셈이다.
정 의원은 또 "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흥행은 '이해찬-박지원' 담합이란 계파 기득권 지키기에 대한 반감의 발로"라며 "우리 역시 계파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 우리마저 편가르기를 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고 강조했다. 당대표·원내대표 등 주요당직은 물론, 국회직까지 독점하는 친박계에 대한 지적인 셈이다.
그는 아울러 "18대 국회는 여·야 간 극한대립으로 역사상 최악이란 평가를 받았다, 19대 국회가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헌정질서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이 막중한 일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선 최소한 19대 전반기에는 8년 공백기가 있는 강 의원보다는 제가 적임자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새누리당에서 5선을 한 반면, 강 의원은 민주정의당-무소속-자민련-새누리당 등 당적을 바꿔가며 6선을 한 점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에 "6선을 하는 동안 정치사의 굽이굽이마다 정의를 선택했다"고 맞받았다.
그는 "헌정사 초유의 '의원 꿔주기' 사건 때 반대의사를 표명하다 (자민련에) 제명당한 적도 있고 세 번의 낙선을 통해 인생의 쓴 맛도 봤다"며 "1983년 7월 13일 전국구 의원을 승계받으며 정직한 정치, 책임지는 정치를 초심으로 삼고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또 "당도 만들어봤고 당 사무총장도 맡아봤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당무도 집행했고 국정에도 다소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 기회를 달라,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앞으로 개원국회에서도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겸손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 여당에게 한 번 듣고 야당에게 두 번 듣고 국민에게 세 번 들어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