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전두환 '하나회', 다시 국회 장악?

'친박' 강창희 의원, 새누리당 국회의장 후보... 국회부의장에는 '친이' 이병석 의원

등록 2012.06.01 16:16수정 2012.06.01 18:02
0
원고료로 응원
 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남소연

이변은 없었다. 친박 강창희 의원(6선·대전 중구)이 정의화 의원(5선·부산 중동구)을 꺾고 새누리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강 의원은 1일 오후 열린 당 국회의장 및 부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총 136표 중 과반 이상인 총 88표를 얻어 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강 의원이 오는 2014년까지 국회를 이끌 수장이 될 가능성은 높아졌다. 지금까지 국회 관례상, 다수당의 추천 후보를 국회의장으로 선출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육사 25기 출신인 강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12.12 쿠테타에서 핵심 역할을 한 군내 사조직 '하나회' 출신인 점을 두고 논란이 계속될 여지가 높다.

강기갑 통합진보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하나회 출신이 국회의장에 도전한다는 자체가 국회를 모욕하는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우리 국회가 언제까지 이렇게 과거회귀형이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며 "군부독재에 짓밟혀 고난을 당한 대한민국 역사 앞에 솔직한 사과가 있어야 국회의장으로서 떳떳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화, '하나회 과거 전력' 집중 공략했지만 역부족

'경쟁자'였던 정의화 새누리당 의원도 이날 정견발표에서 강 의원의 '하나회' 전력을 집중적으로 파고 들었다.

그는 "오늘 경선은 국회 수장을 뽑는다는 차원을 뛰어넘어 과거로 회귀할 것인가, 미래로 나아갈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저 정의화는 지난 96년 초 김영삼 정부의 '역사바로세우기'로 축출된 신군부 출신 의원 대신 발탁돼 정치를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5공 하나회 출신의 강 의원을 직접 "구태 과거 세력"으로 지목한 셈이다.


정 의원은 또 "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흥행은 '이해찬-박지원' 담합이란 계파 기득권 지키기에 대한 반감의 발로"라며 "우리 역시 계파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 우리마저 편가르기를 한다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고 강조했다. 당대표·원내대표 등 주요당직은 물론, 국회직까지 독점하는 친박계에 대한 지적인 셈이다.

그는 아울러 "18대 국회는 여·야 간 극한대립으로 역사상 최악이란 평가를 받았다, 19대 국회가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헌정질서가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이 막중한 일을 진두지휘하기 위해선 최소한 19대 전반기에는 8년 공백기가 있는 강 의원보다는 제가 적임자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새누리당에서 5선을 한 반면, 강 의원은 민주정의당-무소속-자민련-새누리당 등 당적을 바꿔가며 6선을 한 점도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에 "6선을 하는 동안 정치사의 굽이굽이마다 정의를 선택했다"고 맞받았다.

그는 "헌정사 초유의 '의원 꿔주기' 사건 때 반대의사를 표명하다 (자민련에) 제명당한 적도 있고 세 번의 낙선을 통해 인생의 쓴 맛도 봤다"며 "1983년 7월 13일 전국구 의원을 승계받으며 정직한 정치, 책임지는 정치를 초심으로 삼고 살아왔다"고 강조했다.

또 "당도 만들어봤고 당 사무총장도 맡아봤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당무도 집행했고 국정에도 다소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 기회를 달라, 정말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후보 수락연설에서도 "앞으로 개원국회에서도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국회의장이 되더라도 겸손하고 초심을 잃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 여당에게 한 번 듣고 야당에게 두 번 듣고 국민에게 세 번 들어 지혜를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1일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강창희 의원이 박근혜 전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남소연

국회부의장 후보론 친이게 이병석 의원 선출

한편, 새누리당 몫 국회부의장 후보론 이병석 의원(4선·경북 포항)이 선출됐다.

친이계인 이 의원은 이날 투표 결과 총 130표 중 76표를 얻어 친박계인 정갑윤 의원(4선·울산 중구)를 꺾었다. 주요 당직에 이어, 국회의장직까지 친박이 독식하면서 의원들이 계파 배분을 고려한 전략적 선택을 했단 평가가 나온다.
#강창희 #하나회 #국회의장 #새누리당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지금은 서울시의 소식을 전합니다.

오마이뉴스 사진부 기자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사유화 의혹 '허화평 재단' 재산 1000억 넘나
  2. 2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이런 곳에 '공항'이라니... 주민들이 경고하는 까닭
  3. 3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4. 4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5. 5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관광객 늘리기 위해 이렇게까지? 제주 사람들이 달라졌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