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에 바치는 책...탤런트 얘기가 아닙니다

[책동네 새얼굴 - 6월 첫째 주] <어디에 있는가 나의 날개 나의 노래는> 외

등록 2012.06.03 09:36수정 2012.06.03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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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①] <어디에 있는가 나의 날개 나의 노래는>

백무산 외 57인 씀, 삶이보이는창 펴냄, 2012년 5월, 184쪽, 9000원

 

'김남주'라는 이름을 들으면 예쁜 탤런트가 생각나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 사람이 남긴 뜨거운 노래와 삶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시인 김남주. 시인이자 '전사'로 한 시대를 살며, 시와 삶이 한 몸이 되어 사람들의 정신을 떠받친 한 사람. 이 책은 1994년 절명한 시인 김남주를 오늘에 불러내는 헌정시집이다.

 

'추모' 시집이 아니다. 58명의 시인들은 김남주에 대한 '기억'을 풀어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강정마을의 싸움, 한진중공업 노동자의 고공농성, 쪽방촌의 삶 등을 노래하며 '김남주'라는 문을 통과한 현실의 모습을 그려냈다. 김남주가 온몸으로 보여준 '진실을 향한 시'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단비 같은 감동을 주는 책.

 

[새책②] <한중일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 1>

한중일3국공동역사편찬위원회·아시아평화와역사교육연대 씀, 휴머니스트 펴냄, 2012년 5월, 379쪽, 2만3000원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 같은 동아시아 문화권이라 불리는 세 나라는 그야말로 '가깝고도 먼 나라'다. 전쟁과 식민지배로 얽힌 세 나라의 근현대사는 지금까지도 식민청산과 영토분쟁, 역사왜곡 문제 등의 갈등을 낳고 있다. 이 책은 한중일 3국의 화해를 위해 3국의 역사학자들이 함께 쓴 동아시아 근현대사다.

 

2006년 이후 6년간 19회의 국제회의와 60회가 넘는 국내회의를 거쳐 이 책이 세상의 빛을 보게 됐다. 복잡하게 얽혀 있는 근현대 동아시아사를 국제 관계사의 맥락을 통해 살펴봤다. 3국의 차이를 인정하며 공동의 역사인식을 담아냄으로써, 한국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히고 동아시아의 평화에 한 발 더 다가가게 해준다.

 

[새책③] <청춘콘서트 2.0>

평화재단·법륜·김제동·김여진 씀, 월드김영사 펴냄, 2012년 5월, 405쪽, 1만3000원

 

자고 일어나면 카피에 '청년'과 '멘토'라는 말이 들어 있는 책이 수두룩 나온다. 멘토를 찾는 청년들이 넘치고 그들을 위한 강연과 책이 쏟아지는 시대. 그만큼 인생에 대한 가르침과 위로를 구하는 '팍팍한' 청년들이 많은 시대다. 이 책은 법륜스님을 비롯한 멘토들이 청년의 '꿈꿀 권리'에 대해 이야기한 강연집이다.

 

지난해 10월부터 석 달 동안 평화재단이 주최한 '청춘콘서트 2.0'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모았다. 법륜스님․김제동․김여진,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전문가 패널들은 청년들의 고민을 듣고 대안을 토론하고 희망을 나눴다. 달콤한 '위로'를 넘어, 청년들이 현실을 당당히 마주하고 그것을 바꿔갈 수 있는 방법을 역설한다.

 

[새책④] <빌뱅이 언덕>

권정생 씀, 창비 펴냄, 2012년 5월, 364쪽, 1만3000원

 

세상은 앞으로만 나아간다. 더 많이 더 빠르게 갖고 누려야 한다는 세상의 속도는 사람들에게 '낙오자'가 될 거냐고 협박한다. 하지만 그럴수록 느림과 나눔의 가치를 찾아 '땀'과 '흙'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더 많이 생겨난다. 이 책은 생명과 평화를 지켜온 사상가로서 권정생의 삶과 생각을 담은 산문집이다.

 

<몽실언니>와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 그가 지키려 한 것은 '작고 약한 것들에 대한 존경'이었다. 그의 5주기를 맞아 1975년부터 2006년까지 발표된 글을 모았다. 그의 사상의 뿌리를 이룬 삶에 대한 고백과 현실에 대한 성찰이 고루 담겨 있다. 힘없는 이들을 향한 위로와 문명의 횡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뜨겁다.

 

[새책⑤] <낯선 익숙함을 찾아서>

김명희 씀, 나라말 펴냄, 2012년 5월, 372쪽, 1만8500원

 

여행의 즐거움은 낯선 것 가운데서 익숙한 의미를 발견하는 데 있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사람과 이야기, 그 속에서 발견하는 익숙한 삶의 가치. 그런 점에서, 삶의 의미를 일깨워준 문학작품들을 쫓아 여행해보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국어교사 김명희가 30여 년간 문학의 현장을 찾아 기록해온 문학여행기다.

 

저자는 1980년대 초 <토지>의 무대인 하동 평사리에서 작품과 현장이 만나는 감동을 느꼈다고 한다. 학생들에게 '교과서 문학'의 틀을 벗어나게 해주려고 시작한 문학기행. 22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현장의 생생함을 더했다. 문학을 통한 사람 사이의 만남을 통해 '익숙한 낯섦'을 만나게 해준다.

어디에 있는가, 나의 날개, 나의 노래는 - 시인 김남주 헌정시집

백무산 외 57인 지음,
삶창(삶이보이는창), 2012


#새책 #신간 #책소개 #김남주 #법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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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는 사람. <사다 보면 끝이 있겠지요>(산지니, 2021) 등의 책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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