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토) 수원시 팔달구 행궁 길에서는 오전 11시부터 '2012 팔달 어울림 한마당축제'가 열렸다. 주말을 맞아 거리로 나온 사람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곳저곳을 돌아보면서 흥겨움에 젖어있다. 오후가 들어서 본격적으로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행궁 길에는 사람들로 거리를 꽉 메운 가운데, 지나려는 차량들의 소음으로 조금은 시끄럽기도.
수원시 팔달구에서 주최를 한 이 축제는, 축제가 꼭 많은 예산을 들여 크게 판을 벌여야 한다는 행정적 관념을 깨트린 축제였다. 길거리 곳곳에는 체험부스가 마련이 되어, 가족들끼리 오순도순 앉아 무엇인가를 열심히 만드는 모습도 보였다. 학생들은 무엇을 그리 열심히 하는지 곁에서 사람이 들여다보아도 모르고 열중이다.
곳곳에서 펼쳐진 거리공연 재미를 더해
축제가 벌어지는 행궁길 곳곳에서는 거리공연이 펼쳐져 재미를 더했다. 시간대별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 거리공연은, 한편에서는 차도를 잠시 막고 벨리댄스와 난타 등이 열연을 하기도 했다. 또한 한데우물 앞에서는 집단 아줌마들의 품바와 각종 악기연주, 노래공연 등이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행궁길 화성사업소에서부터 팔달산을 오르는 길까지에서 펼쳐진 팔달 어울림 한마당 축제는, 행궁 길 내에 있는 공방과 맛집들이 참여를 해 분위기를 돋우기도 했다. 길에 좌판을 편 몇 몇 곳의 맛집들은 자신들이 자랑하는 음식을 들고 밖으로 나오기도 해, 거리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돋우었다는 것.
큰 예산 들이지 않은 행복한 축제
요즈음 각 지자체마다 많은 예산을 들여 거창한 축제를 만들어 눈총을 받기도 한다. 그런 것에 비해 팔달 어울림 한마당 축제는 많은 예산을 소요하지 않고도, 주말 행궁과 행궁 길을 찾은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축제를 맛볼 수 있게 해 주었다는 것.
한 지역 언론사에서는 사람들을 주간지의 표지모델로 만들어주는 행사를 펼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기도. 400여 명의 축제에 참가한 사람들이 직접 모델이 되어, 그 자리에서 표지 사진을 한 장씩 받아가며 즐거워하기도. 한 낮 뜨거운 햇볕 아래서 컴퓨터와 프린터가 열을 받는 바람에 애를 태우기도 했지만, 그래도 가장 인기있는 부스 중 한 곳이었다.
약간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2012 팔달 어울림 한마당 축제'가 벌어지는 곳이 사람들과 차량들의 빈번한 출입이 있는 곳이라. 행사를 한다고 길을 막자 일부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불편해 하기도. 그 중에는 길을 막고 행사를 하는 바람에 차량을 딴 길로 유도를 하자, 큰 소리를 내어 항의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런 지역주민들의 차량에 대한 대처를 미리 하지 못한 점은, 앞으로 이 거리축제가 자리를 제대로 잡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하여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가족끼리 나들이를 나온 김아무개(남, 44세)는
"정말 좋은 길거리축제이다. 아이들과 함께 나왔는데 아이들도 즐거워한다. 그런데 몇 가지는 좀 더 깊이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우선은 차량들이 이 많은 사람들 틈으로 지나고 잇어 아이들이 다칠까 불안하다. 그리고 30개가 넘는 맛집이 있다고 하는데, 정작 행사에 적극 참여를 하는 집들이 몇 집 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 하나 날이 이렇게 더운데 쉴만한 그늘 공간이 하나도 없다. 앞으로 이런 점은 좀 염두에 두었으면 더 좋은 거리축제가 될 것 같다"고 말하기도.
길지 않은 행궁 길에서 펼쳐진 팔달 어울림 한마당 축제. 아마도 이렇게 작은 길거리 축제가 정말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닐까? 몇 억씩을 퍼부어 거창하게 늘어만 놓는 축제가 좋은 축제는 아니다. 이렇게 작은 길거리 축제 하나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 오히려 더 아름다운 축제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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