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육사에 낸 돈, 국고로 환수해야"

전 재산 29만 원이라더니 1천만 원 이상 기부..."육사교장 옷 벗어야"

등록 2012.06.10 11:50수정 2012.06.1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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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발전기금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전두환 전 대통령.
육군사관학교 홈페이지 발전기금 출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전두환 전 대통령.육군사관학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군사관학교에 1000만 원 이상의 발전기금을 내고 생도들의 사열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 전 대통령은 육사 홈페이지 발전기금 게시판에 노태우 전 대통령과 정호용, 손영길 등 1000만 원 이상 기부자 명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육사 11기로 하나회 멤버다.(홈페이지 바로가기)

지난 8일 전 전 대통령이 육사생도들의 사열을 받아 군 당국을 향한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그가 낸 기부금도 도마에 올랐다. 그는 쿠데타와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압에 책임을 물어 '내란수괴죄', '내란목적살인죄', '반란수괴죄'로 대법원에서 사형을 확정 받고 1637억의 추징금을 내야하지만 "통장에 29만원밖에 없다"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

이날 행사는 육군사관학교가 발전기금을 낸 160여 명을 초청해 마련됐다. 이 자리에 전 전 대통령은 부인 이순자씨와 손녀 등 가족들과 최측근인 장세동 전 안기부장과 이학봉 전 보안사 대공처장,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 김진영 전 육군참모총장, 이원홍 전 문공부장관 등 5공화국 핵심인사들과 함께 참석했다. 행사가 끝난 뒤 만찬에서 "축배를 한잔 해야겠습니다. 여러분 건강과 소원 성취를 위하여"라고 축배제의까지 했다고 전해진다.

"쿠데타 세력 초청해 육사생도들에게 쿠데타 정당화 교육 한 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서 사열을 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육사발전기금 200억원 달성을 기념해 열린 행사에서 사열을 하고 있다. JTBC

이에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10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돈 없다고 추징금도 못 내면서 수천만 원의 기부를 어떻게 할 수 있나"며 "어디서 난 돈인지 명명백백히 밝혀야 하고 당연히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소장은 이어 "그를 초청한 육군사관학교장(박종선 중장)도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박 교장은 쿠데타 세력을 초청해 육사생도들에게 쿠데타 정당화 교육을 한 셈"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군인이 정치에 개입해도 된다고 가르친 것은 우리 헌법을 부정한 행위이며, 당시 쿠데타가 정당했다고 대외에 천명한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누리꾼들도 "육군사관학교는 전두환이 기부를 하면 바로 당국에 신고를 했어야지 그걸 감사하다고 사열까지 하냐?", "서울시가 전두환의 경호동을 환수한 것처럼 이번 기부금도 국고로 환수해야 한다"며 비판대열에 합세했다. 현재 전 전 대통령의 재산 추징 기간은 2013년 10월까지로, 3년 동안 추징금 집행 실적이 없으면 시효가 만료되고 더는 추징금을 집행할 수 없게 된다.


한편, 육군사관학교 측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매주 금요일 육사생도들이 육사교정 화랑연병장에서 화랑의식을 실시하는데, 이를 일반시민에게 공개하고 있다"며 "이번 행사가 전 전 대통령 일행만을 위한 행사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육사 측에 따르면 전 전 대통령은 1000~5000만원 기부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
#전두환 #육사 #육군사관학교 #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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