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들이 14일 청와대 근처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청와대의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연임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홍현진
정민경 진보네트워크 활동가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고 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슬프고 막막하다"고 했다. 명숙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이명박 대통령은 국민과 인권을 모욕하지 말라"고 외쳤다.
지난 11일, 이명박 대통령은 오는 7월로 임기가 끝나는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을 연임시키기로 했다. 국가인권위원장의 임기는 3년이다.
"현병철 연임 결정은 국민과 인권에 대한 모욕" 인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권단체 연석회의', '국가인권위 제자리찾기 공동행동'은 14일 청와대 근처 청운동 동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사청문회 이전에 현 위원장의 연임 내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 위원장의 연임을 막기 위해 공동행동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신수경 새사회연대 공동대표는 "현병철 위원장이 어떤 사람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신 대표는 "인권위 상임위원, 운영위원, 전문위원, 자문위원들이 현 위원장과 함께 일할 수 없다며 사퇴했다"면서 "이런 사람을 연임 결정했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신 대표는 현 위원장이 흑인을 "깜둥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용산 철거민 사망 사건 관련 회의에서 "독재라도 어쩔 수 없다"며 회의를 폐회했던 것을 예로 들면서 "이런 사람이라도 상관없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신 대표는 이어 청와대의 현 위원장 연임 배경을 "북한인권 코드 맞추기 인사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 정권은 국가인권위에 관심이 없다, 감시견이 아닌 애완견처럼 지금처럼 짖지 않고 무능하게 있기를 원한다"면서 "검찰이 두 번이나 수사한 민간인 사찰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어떠한 입장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경석 상임대표는 "2001년, 인권위가 만들어진 지 얼마 안 돼서 '장애인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인권위를 점거했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박 대표는 "그 때부터 시작해서 수없이 인권위에 들어가 농성을 하고 점거를 했지만 인권위 자체를 무시하거나 거부하지는 않았다"고 회고했다. 박 대표는 "그런데 현병철 위원장이 들어오고 나서 지난 2010년 현 위원장 퇴진을 요구하며 농성을 했는데, 현 위원장은 인권위를 점거했던 많은 사람들을 고소·고발했고 저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면서 착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박 대표는 "이명박 정부가 왜 현병철 위원장을 목숨 걸고 지키는지 알겠다"면서 "현 위원장은 '북한인권'을 내세우며 인권이라는 이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면서 다른 인권은 묵사발로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대표는 '북한인권'을 강조하는 현 위원장의 연임이 다가오는 대선국면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보았다. 그는 "요즘 종북, 종북 하는데 대선국면에서 북한인권을 허울 좋은 전략으로 내세워 표를 얻으려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위원장의 꼼수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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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애완견처럼 짖지 않는 인권위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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