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많은 버스정류소에 무인발권기라뇨?

예산 승객들 "도움없이는 발권 어렵다"vs 사측 "인건비 수지 안맞아"

등록 2012.06.18 18:07수정 2012.06.18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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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초 신례원정류소에 새로 설치된 승차권자동발매기.
올 초 신례원정류소에 새로 설치된 승차권자동발매기.김동근

노인 인구가 많은 충남 예산군 예산읍 신례원 정류소에 기존의 매표소가 폐쇄되고 난데없이 승차권 무인발권기가 설치돼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신례원 정류소를 운영하는 충남고속은 올 초 경영상의 이유로 그동안 운영하던 매표소를 없애고 승차권 자동발매기 2대를 들여놨다.

젊은 층보다는 고령의 노인 인구가 많은 시골 지역에 지폐와 카드를 넣고 터치스크린을 조작해 승차권을 구매하는 방식의 무인발권기가 등장하자, 갖가지 문제점이 터져 나왔다. 기계에 익숙하지 않거나 글에 어두운 어르신들은 무인발권기가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또 고장 문제를 비롯해 동전이나 5만 원권은 사용할 수 없고, 당장 승차권 교환이나 환불도 불가능해 승객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잘못 뽑은 승차권을 교환하거나 환불하기 위해서는 일부러 시간과 돈을 들여 예산터미널을 찾아가야 한다. 승차권을 끊는 대신 현금 승차가 가능하지만, 버스 운전기사와 승객이 거스름돈을 주고받는 번거로움과 승·하차 시간 지연 등의 부작용 때문에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한쪽에서는 신례원 정류소에 새로 설치된 무인발권기가 대중교통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승객들 "버스 타면서 현금 냈더니... '표 끊지 않았다'고 화냈다"

신례원 정류소에서 만난 다수 승객들은 "거스름돈이 덜 나오는 등 무인발권기가 자주 고장 난다"며 "승차권 교환이나 환불도 상당히 불편하다"고 말했다. 특히 어르신들은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무인발권기를 사용하지 못한다"며 "며칠 전 무인발권기가 고장이 나 표를 사지 않고 버스를 타면서 현금을 냈더니 기사가 '왜 표를 끊지 않았느냐'고 화를 내면서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귀띔했다.

특히 ㄱ씨는 "신례원에는 젊은 사람들보다 연세 드신 어르신들이 대다수인데 어떻게 무책임하게 무인발매기 2대만 달랑 갖다놓고 사용하라 하느냐"며 "빠른시일에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매표소를 이용할 수 있게 조치해 달라"고 예산군에 개선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충남고속 관계자는 "사람을 두고 매표소를 계속 운영하려 했지만, 인건비 등으로 수지가 맞지 않아 부득이하게 승차권 자동발매기를 설치했다"며 "노인분들은 아무래도 불편함이 있다, 그래서 승객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간대에는 직원을 내보내 승차권도 뽑아주고 안내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승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여러 대안을 고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신례원 정류소 운영면허 인허가권자 충남도 관계자는 "충남고속이 적자를 보다 보니, 매표소를 없애고 무인발권기를 설치했다"며 "충남고속이 아침·저녁으로 신례원 정류소에 도우미를 파견하고 있지만, 노인분들이 무인발권기 사용이 서투르다 보니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충남고속이 신례원 정류소에 상주 인원을 두는 방안과 위탁 관리하는 방안 등을 생각하고 있다, 주민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빠른시일 안에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예산군 관계자는 "승차권 무인발권기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주민의 편익과 직결되는 사안이고 민원이 지속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에 인건비 타령만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충남고속에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충남 예산에서 발행되는 지역신문 <무한정보>와 인터넷신문 <예스무한>에도 실렸습니다.
#신례원정류소 #승차권자동발매기 #무인발권기 #충남고속 #예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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