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학교성과급 성과평가 지표자료. 학교성과급 지급을 위한 평가 기준표입니다. 이 평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우리 학교는 골찌 등급인 B등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 기준에서 점수가 높게 나왔다고 해서 그 학교가 교육을 잘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점수가 낮다고 해서 그 학교 교육을 잘 못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부영
그야말로 다른 영역은 소홀하거나 안해도 평가기준에 나와있는 영역에만 맞게 '맞춤식' 교육을 하면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한계가 바로 학교성과급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그 학교 교육활동 성과가 가장 높다고 볼 수만은 없는 이유입니다. 반대로 꼴찌 등급을 받았다고 해서 교육활동을 못했다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 학교가 아무리 핀란드 전 국가교육청장 에르끼 아호가 와서 감명을 받았다 해도, 우리나라 초등학교를 대표해서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국이 취재를 와서 훌륭하다고 해도, 우리 학교 교육방법을 배우겠다고 서울시는 물론이고 다른 시·도 교사들의 학교방문이 줄을 이어도, 개교 1년 만에 10학급이 늘고, 국내외 학부모들의 전학 문의가 쇄도해도, 언론들이 서울형혁신학교인 우리 학교 성과를 연이어 보도해도, 곽노현 교육감이 우리 학교를 방문해서 '혁신학교 전진기지'라고 칭찬을 해주셔도 다 소용이 없습니다. 교과부가 내세우고 있는 학교성과급 기준으로 볼 때 우리 학교는 꼴찌입니다.
두 번째 한계는 이런 획일적 기준을 가지고 상대평가를 한다는 점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잘 했다 해도 다른 학교보다 못하면 성과급은 낮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성과급을 잘 받으려면 우리 학교만 잘 해서도 안 되고 다른 학교보다 잘 해야 합니다. 꼴찌인 우리 학교가 꼴찌를 면하기 위해 열심히 점수를 높이면 결국은 또다른 학교가 꼴찌로 내려와야 하는 것입니다.
모순투성이 학교성과급, 사라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