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욱 부장
이민선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 '서해대교'처럼 바다 위에 있는 다리를 건너게 되면 '정말 안전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런 날 차를 몰고 서해 대교를 건너본 독자들이라면 차가 휘청거리는 아찔한 경험을 한 번 쯤 해봤을 것이다. 이럴 때면 나도 모르게 핸들을 꽉 쥐게 된다. 다리를 다 건너고 나면 손에 땀이 흥건하다. 나도 모르게 '휘유' 하는 안도의 한숨이 흘러나오고.
바짝 긴장한 상태로 다리를 건널 때는 실제로 누군가에게, 가능하다면 다리에 대해서 잘 아는 사람한테 물어 보고 싶기도 하다. '진짜 이 다리 안전 한 것이냐고'고 말이다. 지난 6월 21일 오후, 드디어 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다리 전문가 한국종합기술 황성욱(40) 부장을 만나 '진짜 안전한 것이냐'고 물어봤다.
"안전합니다. 바다 위라서 바람이 센데... 다 감안해서 설계한 것입니다. 아무리 센 바람이 불어도 절대 다리가 날아갈 일은 없습니다. 우리나라가 풍동(風洞)에 관한 연구를 그동안 참 많이 했습니다. 지금은 아주 큰 학문 분야가 됐지요. 차는 날아갈지언정 절대 다리가 날아가지는 않습니다."황 부장은 토목 엔지니어다. 알고 보니 그 계통에서는 짧은 시간에 많은 성취를 이뤄낸 사람이었다. 지난 1996년 대학(한양대학교 토목공학과)을 졸업했고, 졸업 이전인 1995년에 토목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1998년도에는 석사 학위를 받았고, 2003년에는 토목구조기술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가 가지고 있는 '토목구조 기술사' 자격증은 그가 최고의 기술자란 사실을 증명해 주는 것이다. 국내에서 토목에 종사하는 전체 기술자 중, 단 1000명만이 이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고 한다.
굉장한 자격증을 딴 것 만으로 '성취'했다고 볼 수는 없을 터. 알고 보니 특허(2개)와 '신기술'(1개)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주목 할 것은 신기술이다. 글자대로 해석하면 '새로운 기술'이지만, 기술 분야에서 말하는 신기술은 단순한 '새로운 기술'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새로 개발 된 제품 중에서 품질·성능 및 제조 공정·시공 실적 까지 평가해 우수하다고 인정받아야 취득할 수 있는 게 기술 세계에서 말하는 '신기술'이다. 그야말로 하늘에 있는 별을 따는 것만큼 어려운 것이 신기숙 획득이다. 우리나라 토목 건설 신기술은 700건 정도다. 그가 가지고 있는 신기술이란 게 도대체 무엇인지 물었다.
"걸침턱 구조를 가진 상하판 분리식핑거형 신축이음장치 설치공법인데, 다리를 놓을 때 반드시 필요한 장치입니다. 유지관리 및 교체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이죠. 환경부하가 저감되고, 궁극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 저탄소 녹생성장에 부합되는 친환경적인 기술로 평을 받고 있습니다. 신축이음장치라는 것은 교량과 교량을 연결하는 장치입니다. 어떤 신축이음 장치를 쓰느냐에 따라 주행 중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지 다리가 삐걱거리지 않고 잘 유지될 수 있는지 판가름 납니다. "
이 신기술은 현재 세계로 나가고 있다고 한다. 해외 5개국(호주, 베트남, 인도, 파키스탄, 두바이)과 대리점 계약을 체결, 해외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신기술이 적용된 다리는 약 100개 정도 된다. 한강을 가로 지른 동작 대교에도 이 기술이 적용됐다.